바람 빛나는 숲속의 노래

 

 

      낯선 자여,

       

      만일 당신이 학교가 필요하지 않는

      오랜 경험에서 나온 진리를 배웠다면

       

      세상이 죄와 불행으로 가득 차 있음을 알았다면

      세상의 슬픔과 범죄와 걱정 근심을 충분히 보았다면

      그리하여 그런 것들이 당신을 지치게 만들었다면

       

      이 산으로 들어와

      자연의 품에 안기도록 하라.

       

      고요한 그늘이

      당신에게도 고요함을 안겨 줄 것이며

       

      푸른 잎사귀들을 춤추게 하는 부드러운 바람이

      당신의 멍든 가슴에

      연고를 발라 주리라.

 

 

 

- 어느 산 입구의 팻말에 적혀 있는 시 / 작자 미상

 

 

 

 

 

이번 CD는 깊은 숲속의 ‘조용한 음’을 모았습니다.

나무 사이로 새어 나오는 햇살이 만드는 양지...

빛과 물이 엮어내는 하모니...

바람과 나무들의 노래...

바람 빛나는 숲에는 이 아름다운 ‘조용한 음’들이 넘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이 음악을 듣고,

바람 빛나는 숲의 ‘조용한 음’의 일부가 되어 보시지 않겠습니까?

깊은 숲속에서 한없이 부드럽고 투명한 치유의 빛에 감싸여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 1997년 11월 29일, 가제오 메그르

 

 

 

          1. 빛과 물과 나무와 바람과

          2. 아기나무

          3. 거목(巨木)

          4. 바람 빛나는 숲속의 노래

          5. 나무 사이로 새어나오는 햇살

          6. 일곱 색깔 비의 파란 율동

          7. 아련한 황갈색 풍경

 

 

 

 

전곡(작곡), 피아노 - 가제오 메그르(風緖輪)
노래 - 아오키 유우코 / 리라 - 리라합창대
발매일 - 1998년 (일본) / 1998년 6월 (한국)

 

곡 해설 한국어 번역, 재작성 - 이기애, 김효동(아랑)
사진편성 - 김효동(아랑)

 

 

 

 

      나무들 틈에 있을 때면..

      특히 버드나무와 쥐엄나무,

      너도밤나무, 떡갈나무 그리고 소나무들은..

      기쁨이라는 게 뭔지 내게 넌지시 알려주곤 해..

      그들이 날 구원한다고 할까..그것도 매일..

       

      거기서 만큼은 내가 바라는 것들을 다 잊은 채..

      선하고 분별력 있는 사람이 되어서..  

      바쁜 세상살이를 벗어나..

      천천히 걷고, 또 자주 절을 하곤 하지..

       

      내가 다가가면 나무들은 자기 잎파리들을 흔들며

      나를 불러..

       

      "여기 좀 있다가 가.."라고...

       

      그 나뭇가지들에선 빛이 흘러나와..

       

       

      그들은 나를 또 부르지..

       

      "아주 간단해.."라면서..

       

      "너도 이러려고 세상에 나온 거야..

      천천히 가기 위해.. 빛으로 가득 차기 위해..

      그리고 그 빛을 발하기 위해서 말이야.."

 

 

 

- 숲에서 / 메리 올리버(Mary Oliver), 번역 : 하가

 

 

 

 

1. 빛과 물과 나무와 바람과

 

 

숲속 어느 순간의 풍경을 그대로 전곡(傳曲)했습니다.

어느 순간이란 숲이 햇빛을 받아 눈부신 황녹색으로 빛나고 있는 순간이며,
빛이 물에 반짝이고 바람이 나무들을 흔드는...
숲속의 평범한 풍경의 하나입니다.

 

은은한 바람에 손짓하는 숲속의 초록 잎들에 햇살이 나려...

눈부신 황록색이 빛나고...

그 잎들 아래 흐르는 시냇물에 햇볕이 부서져...

눈부시게 아름답게 반짝이는...

숲속 평범한 어느 순간...

 

그들은 이런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2. 아기나무

 

 

이 곡은 조그맣게 싹튼 ‘아기나무’가 바람 빛나는 숲을 지탱하는 ‘거목’으로 성장해 갈 때까지를 조용히 지켜본 곡입니다.

 

 

 

 

 

        나무보다 아름다운 시를

        나는 결코 알지 못할 것 같다.

         

        대지의 달콤한 가슴에

        허기진 입술을 대고 있는 나무

         

        하루 종일 신을 우러러보며

        잎이 무성한 팔을 들어 기도하는 나무

         

        여름에는 머리 위에

        개똥지빠귀의 둥지를 이고 있는 나무

         

        가슴에는 눈이 내려앉고

        또 비와 함께 다정히 살아가는 나무

         

        시는 나 같은 바보가 짓지만

        나무를 만드는 건 신만이 할 수 있는 일.

 

 

 

- 나무들 / 조이스 킬머

(Alfred Joyce Kilmer, 나무에 대한 시를 수십 편 썼음)

 

 

 

 

3. 거목(巨木)

 

 

‘거목(巨木)’은 가지와 잎으로 모든 것을 감싸듯 숲을 넓혀 갑니다.

그 작업은 먼 옛날부터 계속되어 왔으며,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유구한 흐름, 
생명의 흐름을 느끼게 합니다.

 

 

 

 

 

4. 바람 빛나는 숲속의 노래

 

이 곡은 바람 빛나는 숲속을 그대로 전곡했습니다.

 

바람 빛나는 숲속...

그것은 인간 마음의 가장 맑고 깨끗한 곳,

그리고 항상 자연을 구하고 있는 곳.

 

어느 누구의 마음 속에도 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숲입니다.

 

 

 

 

 

5. 나무 사이로 새어나오는 햇살

 

 

나무 사이로 비쳐 들어오는 햇살은
해가 잘 안드는 지표(地表)에 살고 있는 식물들에게는
그야말로 생명의 빛입니다.

가끔 바람에 흔들리는 그 빛의 아름다움은
우리들에게도 생명의 빛임을 느끼게 합니다.

 

 

 

 

 

내가 누구인지 대지는 기억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했다.

 

대지는 까만 치마의 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주머니에는 이끼와 씨앗들을 가득 담고

나를 그렇게도 다정하게 받아들였다.

 

나는 강바닥의 돌처럼 전에 없이 깊은 잠을 잤다.

 

하얕게 불타는 별들과 나 사이에는 생각들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완전한 나무들의 가지 사이에서 생각들은

나방이들처럼 가볍게 떠돌았다.

 

밤새도록 나는 내 주위에서 작은 왕국들의 숨소리를 들었다.

곤충들, 어둠 속에서 일하는 새들.

밤새도록 나는 마치 물속에 있는 것처럼

찬란한 운명과 씨름하며

일어났고 또 쓰러졌다.

 

새벽이 올 때까지 나는 열두번도 더 뭔가 더 나은 것으로 사라졌다.

 

 

 

- 숲속에서 잠을 자며 / 메리 올리버(Mary Oliver)

 

 

 

 

6. 일곱 색깔 비의 파란 율동

 

 

끝없이 맑은 하늘의 파랑과 녹색.

바람 빛나는 숲속에서는
‘일곱 색깔의 빛의 비’가 보석처럼 내리고 있습니다.

마치 토파스나 사파이어나 비취처럼...
밝고 영롱하게 숲속을 비춥니다.

 

 

 

 

 

7. 아련한 황갈색 풍경

 

 

저녁이 찾아오면
푸른 하늘은 아름답게 물들기 시작하고...
숲도 그 아름다운 빛을 받아 함께 물들어 갑니다..

울려퍼지는 안식의 노래.

아기나무도 큰 나무도 꽃도 풀도 저녁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고...
이어 달리는 바람을 따라 숲속 가득히 울려퍼집니다.

이윽고 한없는 안식이 숲을 가득 채우면,
그 노래는 하늘을 향해 솟구치는 바람을 따라 오르며
하늘의 아름다운 빛과 함께 세상에 퍼져갑니다.

이 아름답고 그리운 풍경은...

잠시 잊고 있던 곳...

우리들의 마음의 고향으로 안내해 주는 것 같습니다.

 

 

 

 

* 가제오 메그르(風緖輪)의 자연음악 * Nature Music of Kazeo Meguru *
*
아랑(芽朗) * nature_music@daum.net * http://Lyr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