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갈나무가 가르쳐준 자연음악

원문작성 - 무라타 마유미(村田眞弓) / 원문출처 - 책 자연음악 中

 

 

        감사를 뜻하는 말들은 많다.

        그저 속삭일 수밖에 없는 말들.

        아니면 노래할 수밖에 없는 말들.

        딱새는 울음으로 감사를 전한다.

        뱀은 뱅글뱅글 돌고

        비버는 연못 위에서

        꼬리를 친다.

        솔숲의 사슴은 발을 구른다.

        황금방울새는 눈부시게 빛나며 날아오른다.

        사람은, 가끔, 말러의 곡을 흥얼거린다.

        아니면 떡갈나무 고목을 끌어안는다.

        아니면 예쁜 연필과 노트를 꺼내

        감동의 말들, 키스의 말들을 적는다.

 

 

 

- 아침산책 / 메리 올리버(Mary Oliver)

 

 

일본 도야마(富山)현의 민요 ‘고키리코세츠’ 는 떡갈나무나 큰 나무가 즐겨 부르는 노래라고 합니다.  자연음악의 공연(1996년 8월 25일)에서 오카리나로 연주하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나무에게 노래를 배우기 위해 친구 세 명과 함께 공원에 갔습니다.

우선 인사를 하고,
“떡갈나무야 안녕? 노래를 가르쳐줄래?”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나무를 만지면서 몇 번 노래를 불렀습니다.
나무에게 마음을 향하고 노래했습니다.

 

조금 떡갈나무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싶을 때...
오카리나로 몇 번 불러 보았습니다.

‘잘 불자’ 는 마음속의 다짐과 머리 속에 있었던 악보가 갑자기 없어졌을 때, 머리 속이라고 할까... 머리 오른쪽 위에서 리듬이 ‘찻차카찻, 찻차카찻’ 들려왔습니다.

‘고키리코세츠’의 전반은 나무가 ‘야, 어때?’ 하고 물으면 멀리 있는 나무가 ‘이렇다’ 고 대답하고, 후반은 가지와 잎, 비, 바람의 하야시(일본 고전극에서 박자를 맞추며 흥을 돋우기 위해 반주하는 음악)였습니다.

들려온 리듬은 전반은 천천히 분명하게 ‘찻차찻’ 하고 들렸는데 후반의 하야시 부분은 가볍고 빠른 ‘찻찻찻’ 으로 변했습니다. 처음은 오카리나에 맞추어 나무가 ‘찻차카’ 박자를 맞춰주는 것이 유쾌하고 귀여워서 혼자 웃었습니다. 같이 있던 친구가 '왜 웃니?' 하고 묻는 순간 갑자기 울음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때의 기분은 ‘감동’ 이라든가 ‘자연과의 일체감’ 이 아니라 단지 텅 빈 채로 눈물만 나오는 불가사의한 감각이었습니다.

 

“떡갈나무야, 고마워.”

수주일 지난 지금도 ‘고키리코세츠’ 를 부르면 ‘찻차카찻’ 하는 박자가 머리에 재현되어 어느 정도 속도로 연주하면 좋을지 알 수 있습니다.

큰 나무 옆을 지날 때 마음속으로 이 노래를 부르면 나무가 기뻐하며, 더 큰소리로 노래를 불러주는 것 같습니다.
나는 ‘찻차카’ 밖에 들리지 않지만 내가 부르면 나무가 기뻐하여 모두 큰소리로 부르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혼자 재미있어 하고 있습니다.

 

 

 

 

* 가제오 메그르(風緖輪)의 자연음악 * Nature Music of Kazeo Megur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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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芽朗) * nature_music@daum.net * http://Lyr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