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2박 3일로 계룡산 에 갔다왔답니다.
한밝음 생명사랑회에서 주최하는 명상수련회에 참여하려고 갔던 것이지요.
금요일 저녁에 출발했는데 계속 비가 내렸지요.
수련회가 끝나는 일요일 오후까지도 내내 비가 내렸답니다.
수련회 참여자들은 고요하고 진지한 가운데 단전호흡 수련과
명상수련을 했지요. 국선도 입단행공이라는 체조도 배웠어요.
부드럽지만 힘이 있고 학이 날으는 것 같기도 한 동작들이었어요.
처음 만나는 처지였지만 남녀노소 어울려서
마음을 열고 함께하니 행복한 시간들이 이어졌어요.
잠깐 비가 그치는 틈을 타서
모두 함께 갑사 계곡을 산책할 수 있었지요.
안개가 뭉글뭉글 피어오르는 산 봉우리 아래로
새순이 돋아나는 나무들이 뽀그르르 뽀그르르
연두빛을 뿜어내고 있었어요.
천년도 넘게 살아왔음직한 고목의 둥치에서도
여린 새순이 돋아올라 안개비에 촉촉히 젖고 있었어요.
기적처럼 보였어요.
고목이었지만, 돋아난 새순은 어린나무의 잎새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어요.
오히려 더 풋풋한 생명력이 느껴졌어요.
저는 감격하여 천년도 더 살아왔을 우람한 둥치의 고목을 보며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보냈답니다.
제 가슴 속에서는 자연음악이 넘쳐흐르고
봄의 요정이 연둣빛 물감을 붓끝에 찍어 점...점...점...
사방으로 흩뿌려 놓은 듯한 봄의 풍광에 푹 젖어들었지요.
계룡산 골짜기에서 나뭇가지마다 마구마구 돋아나는 새순들 때문에
온통 녹색 안개가 낀 듯한 계룡산 자락을 걷다보니
저 역시 한 점 어리디 어린 록색의 나뭇잎이 되어 있었어요.
몸은 고목이지만
어린 새순의 마음이 되어
기쁘게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