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다가오는 것은 무엇이든지 자연스럽게 노래의 날개를 타고 오는 것처럼 하세요♡ - 대지의 천사 -
벌레의 별
류시화
사람들이 방안에 모여 별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을 때
나는 문 밖으로 나와서 풀줄기를 흔들며 지나가는
벌레 한 마리를 구경했다
까만 벌레의 눈에 별들이 비치고 있었다
그것을 사람들에게 보여 주기 위해 나는
벌레를 방안으로 데리고 갔다
그러나 어느새 별들은 사라지고
벌레의 눈에 방안의 전등불만 비치고 있었다
나는 다시 벌레를 풀섶에 데려다 주었다
별들이 일제히 벌레의 몸 안에서 반짝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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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시.
별을 볼까하여 창문을 열어보았습니다.
날씨가 잔뜩 흐렸는지, 아니면 대기오염 탓인지
별은 보이지 않습니다.
류시화님의 시에 나오는 까만 벌레처럼
제 눈에도 가득 별을 담고 싶었는데.........,
그냥 까만 밤하늘만 담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러한들 어떻습니까.
이미 별은 까만 밤하늘 저 너머에서
무수히 반짝이고 있는 것을요.
이미 제 가슴 가득 빛나고 있는 걸요.
수만광년을 달려온 별빛이 내가본 별이 아니듯
한마리 벌레도 내가 본 벌레가 아니로군요
분별할것없이 전체로 한몸이므로
그 벌레 한마리가 온통 별빛가득한 우주로군요
한생각 고쳐먹는 순간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