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대나무의 고백 / 복 효근
늘 푸르다는 것 하나로
내게서 대쪽같은 선비의 풍모를 읽고 가지만
내 몸 가득 칸칸이 들어찬 어둠 속에
터질 듯한 공허와 회의를 아는가
고백컨대
나는 참새 한 마리의 무게로도 휘청댄다
흰 눈 속에서도 하늘 찌르는 기개를 운운하지만
바람이라도 거세게 불라치면
허리뼈가 뻐개지도록 휜다 흔들린다
제 때에 이냥 베어져서
난세의 죽창이 되어 피 흘리거나 태평성대 향기로운
대피리가 되는,
정수리 깨치고 서늘하게 울려퍼지는 장군죽비
하다못해 세상의 종아리를 후려치는 회초리의 꿈마저
꿈마저 꾸지 않는 것은 아니나
흉흉하게 들려오는 세상의 바람소리에 어둠 속에서
먼저 떨었던 것이다
아아, 고백하건대 그놈의 꿈들 때문에
서글픈 나는 생의 맨 끄트머리에나
있다고 하는 그 꽃을 위하여
시들지도 못하고 휘청, 흔들리며,떨며 다만,
하늘 우러러 견디고 서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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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되면서 나무들은 더욱 짙은 초록으로 푸르러졌습니다.
요즘, 나무들을 보면 너무나 아름답고 멋져보입니다.
여유있게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라든가,
쏟아지는 비를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가만히 맞고 있는 자태라든가,
온갖 새와 벌레들을 품 안에 넉넉하게 품고 있는 아량이라든가,
..... 저는 요즘 자꾸 나무가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나무에 관한 시들을 모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한 편 두 편 나무에 대한 좋은 시들을 찾아 한 자리에 모아보면
그 또한 여러 특성을 지닌 나무의 시들이 모여
멋지고 아름다운 숲처럼 우거질 거란 생각이 듭니다.
참 아름다운 숲이 될 것 같습니다.
혹시 여러 님들께서도 나무에 관한 시를 만나시면 저에게 보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제 방에 나무 詩 방을 만들어 그 곳에 잘 심고 가꾸겠습니다.
글구 건강한 여름 보내시길 바래요.
나무에 관한 시를 모아 숲을 만든다....!
아!...참 아름다운 발상이네요.
그렇게도 숲을 만들 수 있었네요...^^...멋져요 님.
대나무의 고백.
읽고나니 왜 이리 속이 다 시원한지요...마음도 편안해 집니다.
이렇게 솔직한 고백은 오랜만에 들어보는 것 같습니다.
그 놈의 꿈들 때문에, 그 꽃을 위하여...
때론 저도 그렇게 소리치고 싶었답니다.^^
대나무의 공허와 회의,흔들림,두려움...
보이지 않는,보이려 하지 않는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기에
너무도 따뜻이 느껴집니다.
내 사랑하는 이들에게 때론 이런 고백을 들을 수 있기를.
내 사랑하는 이들에게 때론 이런 고백을 할 수 있기를....
자주여도...^^
그럼, 더 많이 안아줄수 있을거예요.
넘 좋은 시 감사드리구요! 나무에 관한 시를 열씨미 찾아 볼것이구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