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그르에게 쓰는 편지를 적기를 그만두고 오랬동안 글을 쓸수 없었다.
하지만 얼마전 부터 다시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홈페이지도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겠다고도.
그러나 망설였다.
여전히 몸도 아프고 기운도 없다.
예전에 비해서 나아진 것은 없이, 처지는 더 나빠졌고 희망도 없다.
글은 파동 즉 에너지를 전달하는 경로가 된다.
힘든 상태와 마음에서 쓰여진 글은 읽는 사람에게도 그대로 전달된다.
분명 누군가는 읽어볼텐데, 그러면 그 사람에게 내 안좋은 것을 전달하게 될테니까.
나역시 행복하고 기분좋을 때에, 좋은 말 희망을 말하고 싶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거라고. 그리고 언제까지나 그럴것 같다고 생각하니까.
그리고 사악한 자들이 모든것을 감시하는 이 시대에 내가 얼마나 말할수 있을까.
세상 사람들의 마음도 이제 악함에 물들어 무엇을 알려줘도 들으려 하지 않는데.
그래서 망설였다.
아무 소용없을 일인것을.
홈페이지를 운영해오던 시간들.
메그르에게 글을 써오던 시간동안.
그리고 말없이 있었던 때에도 매일을 전쟁처럼 노력했다.
아무도 알아주지도 무엇도 이해해 주지 못할지라도 내가 할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서 노력했다.
무엇을 이루었을까?
무엇을 이루었는지는 내가 얼마나 행복을 전해왔는지, 그리고 그런지를 보면 알겠지.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고, 거의 모든것은 실패했다.
그런데 다시 글을 쓸수 있을까.
다시 누군가에게 뭔가를 전하려고 할수 있을까.
하지만 해야 한다고 느낀다.
내가 할수 있는 모든 노력들 안에 이것도 들어가 있으니까.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으니까.
그렇게 몇달 동안을 기다렸다.
그리고 2024년의 음력 첫날이며, 나의 음력 생일인 오늘부터 다시 일기를 쓰기로 했다.
일기장 게시판을 만들면서 홈페이지도 조금 수정했다.
정말 오랬만의 수정. 아마 6년 만인것 같다.
홈페이지에 있던 그동안 모여있던 묵은 에너지들.
그리고 정체된 에너지들이 나를 거쳐서 순환되는것이 느껴졌다.
홈페이지에 생명력이 들어가서 다시 되살나는 것이 느껴졌다.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보냈지만, 그래서 이제는 이런것들 까지도 모두 느껴진다.
완전히 새로 다시 만들 생각이기 때문에 홈페이지를 많이 수정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하지만 최소한 들어와서 배경음악을 듣고 머물다 갈 정도로는 만들어야 하겠지.
전환의 시기에 다다르는 파도에 휩쓸려 죽어갈 순수하고 진실된 사람들을 한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서.
다음 시대를 아름답게 꽃피울 영혼들을 데려가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제 일기를 그만 쓰거나, 닫아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편지도 다시 보낼 것이다.
홈페이지도 다시 운영하며 자연음악을 전할 것이다.
꽃 역시 최대한 만들 것이다.
내가 죽거나.
이 세상이 끝나버리거나.
더이상 내가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평범하게 살아도 될 정도로 세상이 평화로워질 때까지는 계속 할 것이다.
전생에서 지난 문명에서의 최후가 떠오른다.
거대한 해일 앞에서 이런날이 오리라는 것을 경고하지 않았느냐고 외치며, 사람들과 함께 죽어갔다.
다시 그것을 반복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이름모를 아름다운 이들의 행복을 바란다.
그들을 사랑하기에, 내 생명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도 나는 내가 할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