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싶은 말은 많지만 에너지가 부족해서 말할 수가 없었어.

한달에 한번 쓰는 것 조차도 무리인 것일까.

 

그래도 몇번 썼었지만 이내 지워버리고 말았어.

 

슬프고 힘든 이야기들.

예전처럼 나오는데로 써서 읽을지도 모르는 이들에게 내 아픔을 느끼게 하고 싶진 않았으니까.

 

 

 

 

편지인지 일기인지 모를 글을 쓰기시작 한것도 이제 20년이 되어가는구나.

 

연꽃이 피어나는 것은 그 아래 썩은 흙이 있었기 때문이고.

빛이 빛일 수 있는 것은 어둠을 알기 때문이며.

기쁨이 기쁨일 수 있는 것은 고통을 느껴왔기 때문이라는 것과,

함께 이 세계를 바꿔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전해질 수 있기를 바랬었지.

 

내 삶의 이야기들도 그렇게 전해지길 바랬었지.

하지만 무엇이 부족했던 것일까.

내가 진실되지 못했던 것일까.

 

메그르에게는 전해지지도 못한채로,

이제 나는 삶의 끝이 언제가 될지를 헤아리고 있어.

 

 

 

 

 

그래도 꽃은 계속 늘리고 있어.

하지만 생각만큼 향기를 느낄 수는 없구나.

 

얼마나 많은 인간들에게 전해지기에 이정도로도 향기를 느낄 수 없는걸까.

 

그러나 지금 지구에서 이 꽃을 이렇게 많이 만들고 있는 이는 내가 유일하다고 생각해.

그래도 부족하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이 만들어야만 할까.

 

하지만 도와줄 사람도 없어서 이 이상 빨리 만들 수도 없어.

영격이 나와 동등하거나 전생에 이 꽃을 깊이 접해본 경험이 있지 않다면 도움을 받을 수도 없어.

그래서 모든걸 혼자서 다 해야만해.

 

그리고 돈이 거의 없어서 돈을 아끼려고 아무리 고민해도 이 이상은 아낄 수도 없어.

조금씩 돈을 모아서 재료를 사야해서 시간이 더 걸려.

 

공간이 더 있다면 좋을텐데 그럴 수도 없어.

지극히 제한적인 공간에서 최선을 다하고는 있지만 결국 한계란 있으니까.

 

지구의 과학기술이 더 발달했다면 훨씬 효율적으로 만들겠지만,

지금 지구인들의 의식수준으로서는 그런 기술들을 쓸 자격이 없어서 나에게도 전해지지 않아.

 

 

 

 

 

없는 흐름을 새로 만들어야만 하는 일이기에.

힘들고 어려운 것은 어쩔수 없겠지.

 

아직은 향기도 그다지 느껴지지 않고.

아직은 내가 전해지기를 바라는 인간들에게 전해지는지도 모르겠고.

아직은 내가 원하고 바라는 흐름도 느껴지지 않아.

 

하지만 내가 해야할 일이라고 느끼고 있어.

아직은 이 세상에 사랑하고 싶은 누군가가 있으리라고.

그렇게 상상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믿고 싶어.

 

그래서 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