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일본 이즈(伊豆) 반도 남쪽에 위치한 미야케지마의 오야마 화산 인근 해저에서 용암이 분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기상청이 27일 밝혔다.
기상청은 이날 아침부터 섬 서쪽에서 1㎞ 정도 떨어진 해상에서 바닷물 색깔이 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이는 이미 해저에서 용암이 분출되기 시작한 것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기상청 산하 자문기관인 화산폭발감시위원회는 현재 섬 안에서는 용암분출의 조짐이 감지되지 않고 있는 상태라면서 섬 중앙지역에 위치한 오야마 화산에서 용암이 분출될 가능성보다는 섬 인근 해상에서 용암이 대량 분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기상청은 전날 저녁 6시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모두 2천657번에 걸쳐 지진활동이 감지됐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현지 관리들은 오야마 화산이 폭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경고에 따라 전체 주민의 70%에 해당하는 2천600명을 안전지역 내 공공시설로 대피시켰으며 이날 오후부터 노약자 1백여명을 선박을 이용해 대피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총리실도 필요할 경우, 섬 주민 전체를 섬 밖으로 대피시키기 위해 총리실 산하위기센터를 구성했으며 미야케지마가 속한 도쿄(東京) 도의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지사는 재난구호법에 따라 병력파병을 자위대에 요청했다.
이시하라 지사는 또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24명의 의료진을 현지로 급파했으며 도쿄 소방서는 헬기를 동원, 중환자 4명을 이송했다.
도쿄에서 남쪽으로 180㎞ 떨어진 태평양상 미야케지마에 있는 오야마 화산은 지난 83년에도 폭발, 413채의 건물이 파괴됐으나 당국의 신속한 대응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도쿄 교도 AFP=연합뉴스)
<중앙일보 200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