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생각]에서 퍼온 글이에요.
생활 속에서 묵묵히 사랑을 실천 한다는 것!
그 아름다움이 가슴 찡하네요.

                                                우리 막내 대석이

1년 전, 교회 학생회 친구들과 봉사활동을 간 재활원에서 대석이를 처음 만났다. 방청소를 끝내고 아이들과 놀아 주고 있는데, 교회동생이 당황해하며 날 불렀다. “언니야, 야가 안아 달라고 손 뻗는다.” 가까이 가 보니 예쁘게 생긴 남자아기가 딱딱한 침대에서 나오고 싶다는 듯 우리를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 얼른 그 아이를 안았다. 그 아이가 대석이다.

해질 무렵 집에 가려는데, 대석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하는데 재활원 선생님이 “대석이는 원래 한번 안아 주면 절대 못 내려놓게 해요. 조금 있으면 그치니까 걱정 말고 가세요” 하셨다. 그런데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도 집에 와서도 대석이가 우는 모습이 자꾸 떠올랐다. 그 뒤 한 달에 한 번씩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주말에 아이들을 집에 데리고 와 지낼 수 있는 가정체험학습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았다. 엄마께 말씀 드리니 내가 대석이 자랑을 어찌나 했던지 엄마도 보고 싶다며 흔쾌히 허락하셨다. 며칠 뒤 온 가족이 재활원으로 향했다. 오랜 상담을 끝내고 엄마 품에 안겨 건물 밖으로 나온 대석이는 외출하는 일이 드문 탓이었는지 밝은 햇빛에 얼굴을 찌푸렸고, 차에 타는 것도 낯설어 했다. 집에 와서도 대석이는 한동안 멍하니 한 곳만 바라보았다. 하지만 주말마다 우리집에 와 지내면서 우리 가족의 사랑을 마음으로 받아들였고,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대석이는 지능도 낮고 아직 말도 할 줄 모르는 데다 걸을 수도 없는 중증 장애를 겪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엄마의 정을 아는지 업어 달라며 엄마 등에 손을 뻗고, ‘엄마, 아빠, 맘마’ 같은 말도 하고, 엄마의 격려에 힘입어 끊임없이 일어나려는 노력도 한다.

대석이를 ‘우리 아들’이라고 부르는 엄마를 친구들은 대단하다고 한다. 대석이를 업고 나가면 사람들은 이상한 눈빛으로 “누나들이랑 애기랑 나이 차이가 많이 나네요” 한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아주 자랑스럽게 “네에!” 대답하고는 빙그레 웃으신다. ‘이런 게 사랑이구나!’ 요즘 나는 새삼 깨닫는다.


정아름 님 / 경북 경산시 금락4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