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소 리

                                         - 천상병 -

  

          새는 언제나 명랑하고 즐겁다
          하늘 밑이 새의 나라고
          어디서나 거리낌없다

           즐거워서 내는 소리가 새소리다.
           그런데 그 소리를
           울음소리일지 모른다고
           어떤 시인이 했는데, 얼빠진 말이다.

           새의 지저귐은
           삶의 환희요 기쁨이다.
           우리도 아무쪼록 새처럼
           명랑하고 즐거워하자!

           즐거워서 내는 소리가
           새소리이다.
           그 소리를 괴로움으로 듣다니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놈이냐.

           하늘 아래가 자유롭고
           마음껏 날아다닐 수 있는 새는
           아랫도리 인간을 불쌍히 보고
           아리랑 아리랑 하고 부를지 모른다.




# 하루 종일 부슬부슬 봄비가 내렸습니다. 물 오른 나뭇가지들 사이로 참새들이 호르르 호르르 날아다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봄비를 맞으면서 말입니다. 그들이 즐거워 보였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