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방글 점심깔깔 저녁빙그레'는 7개월 된 사내 아기의 별명이랍니다.
본명은 '승규'인데 언제인가부터 긴 이름의 이런 인디언식 별명으로 불리워지고 있습니다. 좀 길긴 하지만 모두들 이 별명을 재미있어 하며 즐겁게 부르고 있답니다. 처음에는 간단하게 '웃음보따리'라는 별명으로 불렀었는데, 그게 무슨 잡지책 뒷부분에 나오는 '깔깔코너'같다는 말이 나오면서 이렇게 긴 별명으로 바뀌게 되었답니다.

'아침방글 점심깔깔 저녁빙그레'가 누구네 아기냐고요?
아, 예.
저희집 아기랍니다.
'아니, 그렇게 어린 아들이 있었느냐?'
고 물으시는 분이 한 분도 안 계신 것을 보니
다들 이미 눈치를 채고 계시군요.
예, 맞습니다. 바로 제 손자랍니다.  정확히 말해 첫 손자이며 외손자이지요.

'아침방글 점심깔깔 저녁빙그레'는 별명 그대로 잘 웃는답니다.
눈뜨면 웃기 시작해서 해가 지고 밤이 될 때까지 하루종일 웃고 있답니다.
배가 고플 때나 '응가'가 잘 안나와서 힘들 때 조금 낑낑 우는 소리를 하긴 하지만
그건 아주 짧은 시간에 불과하답니다.
그래서 이런 별명을 갖게 된 것인데
딸의 아이를 맡아서 보살피고 있는 외할머니로서는
아기에게 이런 별명이 붙은 것이 자랑스럽기 짝이 없답니다.

딸애가 임신했을 때
제가 딸애에게 기쁨으로 건네 준 것이 바로 이 '자연음악 CD'였답니다.
딸애가 처음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으나(모차르트나 바하였으면 더 좋겠다고 하더군요),
나중에는 엄마의 말을 따라 이 자연음악을 태교 음악으로 삼았답니다.
그리고 달이 차서 분만을 하게 되었는데
몸이 가냘프기 짝이 없는 (큰 키에 38Kg)우리 딸애가 진통 16시간 만에
참으로 다행스럽게 자연분만으로 낳은 아기가 바로 '아침방글 점심깔깔 저녁빙그레'랍니다.

딸애가 직장을 놓기 싫어하여
지금껏 저희집에서 돌보고 있는데.
아주 무럭무럭 건강하고 밝게 잘 자라고 있답니다.
주말마다 아기를 만나러 오는 우리 딸애와 사위의 얼굴도
아기와 함께 늘 웃음이 가득하답니다.

아기가 잠들려 할 때,
잠에서 깰 때,
할머니 품에 안겨 있을 때,
잔등에 업혀 있을 때,
우리 승규는 늘 자연음악을 듣는답니다.

오디오나 할머니의 목소리로 늘 자연음악을 들으며
우리 승규는 '아침방글 점심깔깔 저녁빙그레'가 되었습니다.

제가 오디오로 자연음악을 틀면 때때로 툴툴 볼멘 소리를 하던 (리라 때문에)
제 남편도 요즘은 툭하면 리모콘을 눌러 자연음악을 켭니다.
"자연음악이 좋긴 좋은가봐!"
스스럼없이 이렇게 말하는 그의 얼굴에도 미소가 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