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노릇도 못하지만 딸이 좋아요.
국민학교 다니는데 얼마나 정신이 없는지, 그리고 얼마나 느린지, 거의 태평성대이네요.
학교가 가까운데 선생님이 8시 20분까지? 나오라는데 8시에 일어나 밥은 먹는둥 마는둥 하고 8시15분 정도 되면 정신없이 학교에 가는데 아마 선생님과 약속한 시간 늘 못지키는 것 같더군요.
그래도 좀 일찍 보내기 위해서 가끔은 일찍 깨우면 꿈벅거리며 시계를 보면서
"지금 8시도 안됬는데 왜 깨우는 거야!" 사정하는듯 "어제 아빠 랑 사랑해 안했잖아? 아빠 좀 사랑해줘? 응?"하면 "왜?매일 아빠는 사랑만 해달라고 해!""아빠는 외로워 그리고 꽃님이를 최고로 사랑해!" " 음~ 그런데 싫어!"하면서 다시 이불을 돌돌 말고 10분이 남았든 5분이 남았든 8시까지 끝가지 채우고 나서야  일어나는데 이후는 정신이 없지요.
그래서 가끔 이를 안닦고 가면 "이닦고 가야지!"라고 하면 "이따가 학교 다녀와서 닦으면 되!"라고 하며 정신없이 나가는데,
제가 안식구에게 "제 조금 있으면 준비물 때문에 또 다시 오지 아마?"라고 하고 있으면,잠시후 뛰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더니만, 을 열고 닫는 소리가 나면서 제 방으로 불이 났게 들어가는 것이  보입니다.
사실 어떤때는 두번씩 왔다가고 어떤때는 9시가 다되서 다시 오는 경우도 있답니다.
그러면 제가 나가는 뒤에다 "꽃님아! 이따 다시와 하루에 두번씩은 다시 오야지!"라고 하면
신경질적으로 "안와!" 그러면 "너 하루에 두번씩 집에 올때도 있잖니?"
"그래도 안와!"하고 다시 연기처럼 사라집니다.
재미있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하고 제가 학교 다닐적을 생각하면 한 3킬로는 걸어 다녔는데, 사실 나는 약과이지요.다른 친구들은 산을 하나 넘어 다닌 친구들도 있는데,지금 우리 꼬마가 다니는 초등학교는 집에서 천천히 걸어도 10분이면 가는데 늦게 가고 늦고,
그것도 모자라서 1번씩은 일주일에 2번이상 다시오고 이주에 한번씩은 2번씩 집에 다시오고
그래서 한번은  집에 다시 오자 마자 벌을 세웠습니다.
"너는 매일 늦게 가면서 집에 다시오는데 선생님께서 아무런 말씀 안하시디?"
"안 혼나요"
"그래 선생님께 하번 전화를 해보래?"
아무소리 안하고 있길레 "너 여기서 손들고 서있어!"라고 하고 속으로 시키서 하는건 안되니까 번 완전하게 늦게 하야지 하고 있는데, 벌을 세우고 볼일을 보기 위하여 방에 들어가서 잇는데,나와 보니 꽃님이가 없어저서 식구에게 "애 어디갔어?" 식구가 웃으면서 "학교에 보냈지!" "한번 혼내야 되는데 실패했군"하고 말았답니다.
오늘도 출근하는데 여전히 헐레벌덕 뛰어오더니 다시 승강기를 누루더군요.
"꽃님아! 이따 다시와"라고 했더니 "안와!"
한편으로는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행복하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건강하고 맑고 쾌활하고 그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