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다가오는 것은 무엇이든지 자연스럽게 노래의 날개를 타고 오는 것처럼 하세요♡ - 대지의 천사 -

   식탁 유리밑에 꼬맹이의 사진이 있어요.
   한 장은 처음 집에 온날 제 쉐타안에 넣고도 남을 만큼 작은 아기의 모습이고,
   또 다른 한 장은 가장 최근의 모습이죠.
   그 둘을 비교해보니 주먹만 하던 녀석이 어느새 그렇게 듬직히 커 있더군요.
   오늘...보았어요.
   두 장의 사진이 있고... 그 곁에 '시간' 이 있더군요.
   주먹만한 몸이 기댈만큼 커지고, 함께 나눈 수많은 사연과 이야기들, 너무나도 익숙해져 자다가도
   발치에 있는것같은 그 느낌들속에.....늘 '시간'이 있었더군요.

   오래전 한 프랑스 영화를 보았죠. 그 영화의 테마는 '시간은 모든것을 파괴한다' 였어요.
   너무도 쓸쓸하고 어두워 그땐 그 영화를 빨리 잊고 싶었어요...눈 돌리고 피하고 싶었지요.
  
   사랑하는 존재를 잃는건 심장을 도려내는 것보다 더한 고통이지만 그것도 여러번 하면 익숙해지리라
   생각했었지요...꼬맹이를 보내고...여러번 했기 때문에, 한낱 개이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만은 않으거란
   제 생각은 빗나갔어요....그건 익숙해 지는 일이 아니더군요...그 대상이 무엇이든...사랑이 있었다면.
   몇일 나 자신을 감당하기가 힘들었지요...봇물처럼 터져오르는 상실의 슬픔속에 있는 나 자신과
   그런 자신을 책망하고 다잡아 보려는 또 다른 나.  그 둘 사이에서...
   아는건 너무도 많았답니다.
   그 모든것들은 삶의 과정이고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것,
   또 다른 꽃을 피우기 위한 흙으로 되돌려 주어야 한다는것도.
   하지만, 그런것들이 지금의 저에겐 아무런 도움이 되지않았어요...그래서 그것이 더 괴로웠죠.
   그러다 오늘...그 사진을 보며...그 시간을 보며...오래전 그 영화를 떠올리며...
   한 가닥 마음의 편안함 같은걸 얻었어요.
   그토록 어두워서 피하고 싶었던 '시간은 모든것을 파괴한다' 는 절망적인 말이
   '시간은 모든것을 변화시킨다' 는 말로 제게 다가왔어요.
   그래요... 힘들게 잊으려 하지 않아도, 집착같은 사랑이든 사랑같은 집착이든, 그것이 무엇인지도
   무엇이어야 하는지도 중요하지 않았어요.
   꼬맹이 잃은지 이틀되어 밥도 먹고, 마리 재롱에 웃기도 하고, 일도 하고...겨우 닷새인데도
   저는 첫날 보다 달라져 있었죠...이 사랑이 아직은 집착 같다해도 1년만 지나도 잊을수 있겠죠.
   언젠가 눈물도 마르겠지요...그러니 영원의 시간에 비하면 이 짧은 시간동안의 집착, 사랑, 슬픔,
   고통은 그것조차도 찰나일거란 생각이 들었어요...그러고 나니 편하게 울게 되었어요. 자책없이.
   자연의 흐름은 늘 사랑에 근원한다는 아랑님의 말은 제게 희망과 위안이 되어요.
   사랑의 씨앗이 뿌려졌기에 언젠가 원한다면 다시 만난다는 말도.
   어두운 색의 터치가 적절한 자리에만 자리잡고 있다면 그림 전체를 아름답게 만들듯
   삼라만상을 전체적으로 관조할줄 아는 인간에게도, 비록 어떤 피조물들이 죄를 짓고 그것 때문에 스스로
   기형이 되더라도 우주전체는 아름답기만 하다고 한 어떤 성인의 말도.
   그러기 위해서...한 장의 그림을 관조할수 있기전에 지금의 제게 필요한 것은 지금 제 앞의 쓴잔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남김없이 마시는 일이란걸 알았어요.
   그리고 제 곁에 언제나 처럼 '시간' 이 있어요...내가 하지 못할땐 대신 해 주는 친구같은 시간이.
   모든것을 파괴하는 시간은, 모든것을 창조하기도 하지요.
   그렇게 시간과 재촉없이 가고싶어요...그러다 그 한장의 그림이 더 없이 아름다웠음을 깨닫고 싶어요.
   저는 어린 아이이고, 과정속에 있고, 배우고 있어요.
   앞으로 살아가면서 또 다른 상실의 고통도 있겠지요. 할때 마다 새롭겠지요. 잘 하지도 못하겠지요.
   하지만,
   이젠 파괴하는 시간에 눈 돌리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볼거예요.
   이 아픈, 파괴하는 시간은 눈 돌리지 않고 끌어안고 가야할 창조의 또 다른 모습일테니까요.
   빌어먹을 신이 주신 육체가, 감사한 신이 주신 선물일수도 있는... 이것이 우리네 삶이니까요.
   파괴와 창조를 함께 바라보아야 하는게 우리네 삶이니까요....
   지금도 슬프고, 가슴 한구석 허전함은 변함없지만 어제처럼 그렇게 고통만은 되지않아요.

  
   꼬맹이 일로 글을 올리고 우리 자연음악 가족들에게 저의 슬픔을 님들에게도 고스란히 드린게되어
   후회하기도 하고. 마음도 아팠어요.
   제 걱정을 하실때면 괜한 걱정을 드린 송구스런 마음에 그것도 아팠답니다.
   하지만, 저의 이런 얘기를 님들과 나눌만큼 편한 내집 같았기 때문이란걸 아실것 같았지요.
   제가 이제는 많이 아프지 않다는걸 님들께 전해드리고 싶어요.
   안심 하시라구요....^^
   님들의 마음을 읽으며...제가 참 복도 많은 사람이구나...했었지요.
   고맙고, 죄송하고, 큰 힘이 되었음을 모두들 아시지요....? ^*~
   아실거에요....우린 가족이니까요....님들의 따뜻한 마음 어찌 감사해야 할지요....
   님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