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다가오는 것은 무엇이든지 자연스럽게 노래의 날개를 타고 오는 것처럼 하세요♡ - 대지의 천사 -

오랜만에 이곳에 들어오니 김종기님의 민들레 홀씨 사진이 올라와 있네요. 참 이쁘네요.
곁들여 올라온 노래를 들으며 제 마음에 있는 민들레 홀씨를 생각합니다.
아니 그와 함게 제 마음속 깊이 각인된 제 아들이 준 배움을 생각합니다.

어느날 무척 화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사무실에서 누군가가 나를 무시한다는 생각에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올라왔습니다. 화를 삭히지 못해 집에 와서도 씩씩댔습니다.
애들에게 퍼부을뻔 했죠.
새벽녘에 치미는 화를 참지 못해 잠이 깼습니다. 이리저리 뒤척이다 그즈음 읽었던 틱낙한 스님의 "화"라는 책의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화가 날땐 걸어라!
걷기 위해 잠자리에서 일어서는데 제 둘째 아들이 깨나선 궂이 따라오겠다고 떼를 쓰더군요. 화를 내며 막다가 시간이 아까워서 애를 데리고 새벽 산책길에 나섰습니다.
화도 가라앉지 않고 기분도 우울해서 침울한 표정으로 나섰습니다. 옆에서 애가 종알대며
'엄마! 하늘에 별이 아직도 있네'
'엄마 달이 자그맣게 보여'
'엄마 구름은 왜 있는거야"
끊임없이 종알대도 귀찮기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순간 순간에 집중하라"는 말이 떠올라서 애와 둘이 걷는 아침 산책 시간에 충실해지기로 마음을 먹었답니다.
길가에 꽃도 보고, 지나가는 차도 보고  가로수 나무잎도 만져보고 하다보니 기분이 나아지더군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어느새 밝은 기분으로 변해있었습니다.
근데 어느순간 사무실에서의 일이 떠오르면서 다시금 그 생각에 빠져들기 시작했답니다.
그리고 다시 화가나고 그러면서 옆에서 종알거리는 애가 어느새 존재하지 않더군요.
그순간 내게는 어제의 그 화난 상황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다시 치미는 화를 어쩌지 못해 식식거리고 있는데
"야~ 엄마 이것 봐"하는 아이의 탄성이 들렸습니다.
애가 있는 곳을 보니 애는 길가에 쭈그리고 앉아 두손을 동그랗게 모으고 있었습니다. 애의 작은 두손안엔 솜사탕처럼 하얀 민들레 홀씨가 동그랗게 있더군요.
"아차! 내가 또 순간순간을 살지 못하고 과거에 얽매여 행복을 놓치고 있구나. "
아이처럼 되지 않으면 천국에 갈 수 없다는게 바로 이런 거구나 " 하는 생각이 머리를 치더군요.
여섯살짜리 제 아들이 그 순간 그런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민들레 홀씨를 꺽어 애와 함께 하늘로 홀씨를 날리며 나를 지배했던 어제의 상황을 날려보내는 기도를 했답니다.
지금도 길가에 지천으로 있는 민들레 홀씨를 볼때마다 애가 제게 주었던 배움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리고 난 지금도 얼마나 순간에 충실하며 살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하지요.

새삼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