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래하며 가는 사람  ♡

오늘은 참 싱거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미리 싱거울 거라고 고백하는 까닭은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늘상 느끼는 것이지만 세상에 진리의 말씀이 없어서 어두운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문제는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려는 의지와 마음자세이지요.
장담컨데 삶에서 다음의 네가지 지혜를 실천하며 사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얼굴은 항상 밝게
말은 정직하고 신념이 넘치게
사고는 긍정적으로
마음은 원칙을 중심 삼고

많은 사람들이 웃음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왜그리 얼굴이 어둡냐고 물으면 다들 '살기 어려운 세상' 탓을 합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지요. 왜 우리는 꼭 즐거운 일이 있어야만 웃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기쁜 일이 있어서 웃는 게 아니고 먼저 웃고 나면 기쁨이 옵니다.그러니 지금 바로
천천히 깊은 숨을 내쉰 후 입술은 미소를 띠고 눈빛은 감동을 담아 말해봅니다.

"나 이제 웃기로 한다." 라고....

처음에는 어색해서 얼굴이 일그러질지도 모릅니다. 그럴수록 아주 진지하게, 온 마음을 다해 말해보십시오.
그러면 마음이 호수처럼 고요해지고 존재 깊숙한 곳에서 아침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무엇인가를 느끼게 될 겁니다.
당신은 곧 그것이 '기쁨' 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흔히 말 한마디로 사람이 죽고 산다고 합니다.
여기 와서는 이 말을 전하고 저기 가서는 저 말을 전해서 사람들 사이에 불신을 심는 사람은
이 세상에 큰 생채기를 내는 사람입니다. 요즘은 왜 그렇게 거짓된 말들만 넘쳐나는지 모르겠습니다.
'보고 들은 것 이외에는 논하지 말라' 가 언어 습관의 신조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의 입을 떠나간 말들이 사람과 사람을 갈라놓고 결국은 부메랑처럼 자기에게 돌아와 꽂히는 것을
우리는 얼마나 많이 목격해왔습니까? 남의 말을 전할 때는 한 번쯤 더 생각해 보기로 합시다.
그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게 정말 도움이 될 것인가를....

긍정적인 생각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을 테지요.
이 우주는 정말로 에누리 없는 장사꾼입니다. 마음 저 깊은 곳에 "나는 안돼" 하는 생각을 숨겨 놓고
우주가 그것을 눈치채지 못할 거라는 순진한 착각에 빠져 있는 사람은 없을 테지요.

요즘 우리 사회는 원리나 원칙보다는 편법이 우위에 있는 사회입니다.
원칙을 강조하면 앞뒤가 꽉 막혀 있거나 시대에 뒤져 덜떨어진 사람 취급을 받습니다.
그러나 우리 양심은 잘 알고 있습니다. 정말로 원리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이 시대에 원칙을 중심 삼고 가는 사람은 고독합니다.그리고 그렇게 살고자 마음먹은 사람은 고독한 것을 두려워해서도 안 되지요.
그 고독이 결국에는 큰 환희와 평화로 변해 우리 스스로와 세상에 생기를 불어넣기 때문입니다.

원리에 뿌리를 내리고 가는 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우리 몸의 척추와 같은 역활을 하는 사람입니다.
척추는 위로는 하늘을 받치고 아래로는 땅을 받치고 있지요.
이렇게 중심을 정확하게 잡아주어야만 몸 안의 여러 장기가 편안해집니다.
척추가 왼쪽 어깨에 의지한다든지 앞으로 기운다든지 하면 몸 전체가 다 불편하게 됩니다.

원래 고독과 외로움 속에서 큰 진리가 내려오는 법입니다.
아무리 진리의 말씀을 많이 들어도 개인적인 욕망에만 빠져 있는 사람은 그 진리가 가슴에 스며들 리 없습니다.
세상에는 많은 외로움이 있으나 이왕이면 큰 뜻을 품은 이의 가슴에 고이는 외로움을 배우도록 합시다.
골방에 틀어박혀 세상을 불평하는 이의 외로움은 값싼 것이지만 당당하게 삶을 마주하며 걷는 이의 고독은 아름답습니다.
철저히 외로움을 느껴본 사람, 철저히 홀로 되어본 이만이 참으로 '전체' 가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완전하게 홀로 되어 전체를 느껴본 사람은 누가 무어라 해도 초연합니다.
그는 칭찬에 너무 귀기울이지도 않고 비난에 흔들리지도 않고 앞만 보고 나아갑니다.
가슴에는 찬란한 고독을 품었지만 생生의 유머를 잃지않고 노래하며 가는 사람, 그 사람에게서는
흉내낼 수 없는 향기가 납니다.

이 네가지 지혜를 실천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느끼고 실현하는 기쁨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차 한 잔을 마시든, 아무리 하찮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든, 아무리 작은 일을 하든 가슴 속에 기쁨이 넘칩니다.
누가 어떻게 해줘서 기쁜 것이 아니라 가슴에서부터, 생명에서부터 울려 나오는 큰 환희심과 기쁨이 샘 솟는 것입니다.

죽음도 그렇게 큰 태연함과 행복을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평범하지만 위대한 이 삶의 지혜를 실천하며 사는 이에게도 물론 장애는 있습니다.
그러나 장애는 작고 평화는 큽니다. 자신이 누리는 평화와 행복이 크기 때문에 장애는 조그맣게 보이는 것이지요. 우리에게 행복하지 말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 당장 여기에서부터 행복을 창조할 수 있습니다. 행복은 조건이 필요없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 한 가지, 마음을 바꾸는 일 이지요.

어린아이를 내버려 두면 배고플 때 외에는 항상 방긋방긋 웃습니다.
왜일까요? 생명이 충만한 시절이기 때문에 고민과 갈등이 없는 까닭이지요.
한 대 쥐어박으면 울음을 터뜨리다가도 뒤돌아 보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방긋방긋 웃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어른들은 어떤가요? 한 대 맞은것만 기억하고, 그 기억에 사로잡힌 채 계속 찡그리고 있지요.

우리는 계산하고 배워서 태어난 생명들이 아닙니다. 그냥 나온 것이지요.
우리의  삶이 의미가 있다, 없다를다 따지기 전에도, 자신의 이름조차 몰랐을 때에도 우리는 완전하게 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하늘이 주관하는 대생명력의 강줄기를 따라 자연스럽게 여행을 시작한 것입니다.
그런데 하늘이 왜 거기까지만 완전했겠습니까? 하늘은 어머니 뱃속에서 나올때 까지만 우리를 주관한게 아니고
그후로도 계속, 삶이 어렵다고 푸념하는 이 순간에도 우리를 주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근심하고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주의 대생명력의 강줄기에 우리자신을 맡기면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찰라찰라 항상 기뻐하고 서로 사랑하면 되는 것입니다.
항상 담담하고 편안하게, 정직하고 성실하게, 그렇게 살아가면 되는 것입니다.
기뻐해야 할 때 기뻐하고, 슬퍼해야 할 때 슬퍼하고, 사랑해야 할 때 사랑하고, 분노해야 할 때 분노할 줄 아는 삶,
세상에 그것 이상 가는 삶이 어디 있겠습니까?

참 싱거운 이야기이지요.
그러나 당신이 그 네 가지 중에서 단 하나라도 진지하게 실천할 수 있다면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참 멋진 사람이 될 것입니다.


--------새벽 산책 중에서/ 김수덕 명상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