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다가오는 것은 무엇이든지 자연스럽게 노래의 날개를 타고 오는 것처럼 하세요♡ - 대지의 천사 -
타래난초
신이 우리 삶에 감아놓은 태엽이 있다면
타들어가는 모기향과도 같을지도 모른다
치욕의 윗 자리에서 잠시 환히 웃다가
그 치욕이 기억에서 잊혀질 무렵
웃음이 다시 치욕으로 까맣게 잦아들 듯
타래난초는 피고 진다
꼬이고 꼬여서
힘겹게 빙빙 감고 올라가는 나선의 계단
한 계단 딛고 올라서자마자
발 아래 아득히 무너져 가는 재의 비명
타고 남은 재가 기름이 된다는 말이 맞다면
기름은 다시 재가 되리라
제 몸에 불붙이지 않고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어
불이 꺼지기 전에 새로 심지에 불을 붙이며
뻔한 그 끝을 향하여
목숨껏 타오르는 타래난초,
그 모순의 불꽃.
사진: 김해화 시인
맨 마지막을 '환희의 불꽃'이라고 수정한다면,
시의 전체가 달라져야 하겠지요?
사물을 보는 시선에 따라서 아름다운 것이 되기도 하고, 고통스러운 것이 되기도 하고.....
복효근님 홈피에서 퍼온 것인데, 전 그런대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시를 더 이해하게 되면 더욱 좋아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