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다가오는 것은 무엇이든지 자연스럽게 노래의 날개를 타고 오는 것처럼 하세요♡ - 대지의 천사 -

근 몇달 간 이사 문제로 고민이 좀 있답니다..

제가 지금 사는 곳은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시골 아닌 시골;;이랄까..그런 곳이에요.

저희 엄마께서 '꽃밭이 있는 집'에서 살아보시는게 소원이셨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빠께서도 자연을 좋아하시고, 이 동네는 아빠가 어릴 때 사셨던 동내라나봐요.

그래서 저는 초등학교에 들어오면서부터 이곳에 살기 시작했어요.

어언 7년이 흘렀습니다.

이제 이곳에 너무 익숙해졌어요. 그냥 미련 없이 훌쩍 떠나기에는 너무 정이들었답니다.


봄에는 아카시아, 벚꽃이 만발하기도 하고. 과일도 더러 익지요, 이곳은.
어딜 가도 공기에서 달달한 아카시아 향이 날꺼에요.

여름에는 밤하늘 가득 너무나도 신비하게, '다른 세상을 본것 같다는 느낌이 이런걸까?'할 정도로
멋진 별들이 가득하고. 개구리 소리가 기분좋게 퍼져나가요.
특히 아침에 일어나서 보는 이곳은 햇빛에 감싸여 있는 것 같구요.
옥수수도 익고, 앵두나무에서도 말간 열매가 주렁주렁 열립니다.

가을에는 바람에 흔들리는 (이제는 키가 제법 많이 자란)대나무들의 소리가 마음을 편하게 해줘요.
파랗고 높은 구름에 산들바람이 불면 행복함을 느끼지요.
감이 아주 많이 달리는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 ~!

겨울에는...밤이 가장 좋아요.
계단 위에 올라가서 반대편 쪽을 바라보면 큰 소나무들이 눈을 소복히 덮고 가로등을 둘러싸서
그 빛에 몸을 녹이는 것 같아 보여요.
눈이 많이 내린 후에 인적 없는 마을을 보고 있으면 당장 무슨 그림이라도 한 편 그려야 될 것 같구요.
겨울에 보는 밤하늘도 너무너무 좋아요.

봄에는 눈이 녹으면서 말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어내요.
신기하죠, 봄은.
식물들의 싹이 뾰족뾰족 올라오는게 보이기도 하구요.
어찌보면 여름같기도 한데 아직도 쌀쌀하고 눈이 군데군데 남아있는게 보이니까요.



어릴때는 그냥 그렇나보구나 하면서 지냈는데 이제 하나하나가 너무 익숙하지만 새롭고

여기저기에 추억이 가득 깃들어 있는걸 느껴요.

절대 못 떠날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을 생각해보면 말이죠.

다른곳에서는 자연이 주는 특혜를 이만큼이나 느낄 수는 없다는걸 아니까요..

하지만 이제 중학교도 이곳에서 (초등학교때 보다는) 더 멀어졌고..

학교가 끝나는 시간이 좀 더 늦춰지다 보니까 엄마께서는 좀 불안하신가봐요.

저도 가끔은 이사를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나름대로 엄청난 갈등입니다-_-;;

가장 중요한것이 뭔지 생각해야죠.

자연을 알았으면서 이곳을 떠나가버린다면 너무 뻔뻔해요.

이곳을 알게 되어서 자연을 어느정도는 이해하게 된 것,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엄청난 행운을 말이죠, 어떡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