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의 발밑이 무너져 내리고 있음을 잘 믿지 않습니다.
과학적인 증거를 대보라고 말하죠.
하지만 그런 근거들은 수없이 많건만 찾아보려고도 관심가지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 괜찮은 책과 그 책의 소개가 있기에 옮겨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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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드 다이아몬드의 "滅亡한 사회는 興亡을 어떻게 선택하나?"

인구 증가와 생활수준의 향상이 지구에 대재앙을 불러온다.


석상 건립을 위해 벌목으로 환경훼손 시작, 이스터섬은 그래서 망했다.




1722년 4월 5일 부활절.
네덜란드의 탐험가가 처음 태평양 동남부에 있는 섬(이스터섬)에 도착했다.
섬에는 나무는 한 그루도 보이지 않고 관목과 잡초들만 자라고 있었고, 생명의 활기가 거의 없었다.
해안 곳곳에 거대한 석상들이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소수의 사람들을 만났지만 모두 영양실조 상태로 왜소하고 지쳐 보였다.

서기 900년경 폴리네시아인들이 집단 이주할 때, 이스터 섬은 여러 종의 나무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
이들은 음식을 요리하고, 죽은 자를 화장하거나 카누를 만드는데 나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인구 증가로 나무 사용량은 더욱 늘어났다.
여기에 씨족 간에 석상 만들기 경쟁이 벌어졌다.
완성된 석상을 옮기는 작업에 큰 나무는 물론 나무에서 얻어지는 밧줄도 필요했다.
이렇게 세워진 석상은 모두 397개로 높이 4.5~6m 정도가 대부분이지만, 21m짜리도 있다.
무게는 10~270t으로 다양하다.
이 석상이 바로 이스터섬의 멸망의 원인이 됐다.

석상 건립 붐으로 나무가 차츰 줄면서 비와 바람에 토양이 쉽게 유실되었다.
농작물의 소출은 줄어들고, 서식하는 동식물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들이 주로 의존했던 단백질 공급원인 새, 어류와 돌고래도 줄어들고, 배를 만들 나무도 없게 됐다.
섬에 대규모 굶주림이 시작됐다.
씨족 간에 전쟁이 일어나고, 패배자는 식인의 대상이 됐으며 석상도 파괴됐다.
이스터섬 주변에는 도망가거나 도움을 청할 가까운 섬도 없다.
1600년 중반 어느 날 이스터 섬의 마지막 나무가 베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1700년대에서는 서양인들이 이곳에 도착하면서 천연두를 퍼트려 많은 사망자가 생겼고, 1800년대 중반에는 페루에서 몰려온 배들이 이서터섬 주민 1500명을 노예로 데려가기도 했다. 1872년 천주교 신부들이 조  이스터섬의 인구는 111명에 불과했다. 학자들이 추정하는 전성기때의 인구는 6000~8000명. 많게는 1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저자 다이아몬드는 미국 UCLA(켈리포니아 주립대 로스앤젤레스 학교)의 지리학 교수다.
그는 이 책에서 "한 사회(국가)의 성패는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인류의 미래는 환경문제와 관련, 인류가 집단적으로 어떤 결정을 취하는가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생태학적 자살에 12가지 요인 상호작용

저자는 여러 공동체가 의도하지 않았던 "생태학적 자살"을 초래하는 8가지 요인을 꼽았다.

1. 벌목과 그에 따른 생물 서식지의 파괴
2. 토양유실(침식, 염분화등)
3. 수량(水量) 관리문제
4. 지나친 사냥
5. 어류 남획
6. 외래종의 영향
7. 인구증가
8. 개인 1명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

등이다.

위의 8가지 요인들이 겹쳐 환경이 악화되고 결국 식량부족, 굶주림, 전쟁이 일어나면서 지배계층도 바뀐다. 이로 인해 인구는 줄어들고 그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적 체계가 붕괴된다.
완전한 멸망은 사회 구성원 전원이 이주를 하거나 사망하는 것이다.

현대에 들어 소말리아, 르완다 등 제3세계에서 멸망이 진행되고 있다.
"에코사이드"드 이제 핵전쟁이나 늘어나는 질병보다 더 심각하다.
8가지 요인외에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4가지 요인이 더 있다.

9.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
10. 환경에 누적되는 독성 화합물
11. 에너지 자원의 부족
12. 인간에 의한 지구 광합성 능력의 독점

등이다.

아메리카 원주민인 아나사지 족들은 서기 600년경 미국 남서부에 정착했으나 벌목에 따른 환경파괴와 인구증가에 따른 농토부족, 뒤 이은 기후변화(한발)로 600년뒤 멸망했다.
남미의 마야 문명의 붕괴도 아나사지와 비슷하다.
그들은 높은 문명에도 불구하고 단백질의 공급원인 가축을 키우지 않았으며, 남벌로 농토를 조성했으나 나무를 다시 심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인근에 우호적인 부족이 없었다는 것도 멸망의 한 원인이다.
마야는 서기 1000년경부터 쇠록하기 시작해 1697년 스페인의 침략으로 멸망했다.
(단백질의 공급원인 가축을 키우지 않았다는 것은 현시대의 에너지 자원인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의 개발에 소극적인 지금 모습과도 상통한다)

노르웨이가 점령했던 그린란드에는 환경악화, 기후변화, 본국인 노르웨이와의 접속두절(거리로 인해), 에스키모와의 전쟁 등이 상호 작용했다.
같은 땅에 살면서 에스키모는 살아남고 노르웨이인들은 멸망했다.
노르웨이 인들은 그린란드가 노르웨이와 같은 자연환경으로 알고 나무를 배어내고 초지를 없앤 뒤 농지를 조성했으나 얇은 토양층 밑은 모두 얼음뿐이였다.
그들은 선택을 잘못했으나 실수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
이들이 조성한 토지는 바람에 날려 사라지고 굶주림과 전쟁으로 자멸했다.

집단의 선택이 중요

환경 문제로 인해 사회가 멸망하는 것만은 아니다.
그 반대의 경우를 보면 집단의 선택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그린란드와 달리 노르웨이 인들이 점령했던 북대서양의 4개 섬은 살아남았다.
4개 중 아이슬란드로 처음 이주한 노르웨이 인들인 토양의 부식과 삼림파괴를 자행하면서 오랜 기간 유럽에서 가장 가난하고 환경적으로 혹독한 국가로 남아 있었다.
그 경험이 그들을 깨우쳤고 엄격한 환경보존 정책을 채택 토록 했으며 지금은 잘사는 국가가 됐다.

기원전 900년경에 티코피아 섬에 도착한 폴리네시아인들은 처음 800년간 숲을 불태워 농토를 일구었으나 환경이 악화되자 이를 금지했다.
좁은 농토에 인구 증가를 0%로 유지하기 위해 주민들은 처절한 방법을 채택한다.
질외사정, 낙태, 신생아 살해, 금혼, 자살, 험한 바다로의 항해(결국 죽음), 씨족간의 전쟁(패배한 씨족은 배를 타고 바다로 도망)등의 방법이 동원됐다.

이같은 내용은 1928년 이 섬을 방문한 영국의 인류학자 레이몬드 퍼스의 연구보고로 알려진 것이다.
그가 피코피아섬의 인구를 조사해본 결과, 당시 1278명이었고 그 후에도 비슷하게 유지됐다.

화산 섬의 나라 일본은 산림파괴를 되돌린 대표적인 경우로 꼽힌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건축, 요리와 난방에 나무를 많이 사용했다.
여기에 수시로 일어나는 대규모 화재도 산림황폐의 원인이 됐다.
특히 한국을 두 차례 침략하기 위해 군선 제작에 엄청난 나무가 벌목됐다.

정치 안정에 기여한 막부는 인구증가로 나무 소비가 늘고 1657년 메이레키 대화재 후 10년이 지난 1666년 삼림녹화정책을 채택한다.
국토의 25%가 남벌로 인한 토양유실과 각종 재해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막부는 벌목할 수 있는 사람과 수량을 제한하고 일정액을 부담토록 하는 장기적인 대책을 세운다. 이어 상업적인 식목을 독려하면서 농토와 어업분야의 재산권도 강화했다. 1800년대 초에 이르러 일본은 삼림정책의 덕을 톡톡히 보기 시작한다.
저자는 21세기의 르완다, 도미니카, 중국, 호주도 돌아본다.
르완다는 맬더스 인구론의 전형적인 예로, 인구에 비해 지나치게 농토가 적은 곳이다. 르완다에서 일어난 후투족과 투치족간의 살상은 과거의 인종 간 증오에 의해 촉발된 것이 아니다. 마을 단위로 보면 두 부족은 서로 상이 좋게 살았다. 기하학적인 인구증가가 산술적인 농토의 증가를 압도하자 서로 이웃의 땅을 빼앗으면서 부족 간의 인종 살해로 발전했다.
그 원인에는 빈약한 농업기술에다 환경악화와 기후변화가 함께했다.

도미니카와 아이티는 같은 섬에 있는 나라들이다. 수십년간 독재가 이어진 나라들로, 아이티는 숲이 국토면적의 1%에 불과하지만 도미니카는 국토의 28%에 이른다.
지리적으로 동쪽에 위치한 도미니카는 비가 더 많이 내려 아이티보다 농작물의 소출도 높고 광업이 발달해 국민들이 5배 이상 잘 산다.

중국은 12가지의 모든 환경 재앙의 요소를 갖추고 있다.
중국은 인구, 경제, 지역이 워낙 큰 만큼 중국의 환경적, 경제적 파국은 중국인들에게는 물론 전세계에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다.
호주도 엄청난 환경 파괴를 경험한 뒤, 현재 가장 전격적인 정책으로 환경복구에 나서고 있다.

환경 문제에 전 세계가 서로 연결돼 있어

저자는 각국이 환경문제로 서로 연결돼 있어 "50년도 안걸려 폭발할 시한폭탄이 바로 지구"라고 말한다.
최고의 위험요소는 바로 인구와 소비의 문제다. 인구의 계속적인 증가와 함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해지고 있다.
60억 인구가 이미 지구에 유지 불가능의 영향을 입히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90억 인구로 불어나 미국인의 평균 소비패턴을 따라가게 되면 이는 재앙이 된다.

제3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나친 벌목, 물 부족, 토양 유실이 전쟁의 원인이 되고, 전쟁에 패한 뒤 또는 전쟁을 피해 수많은 사람들이 선진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저자는 "엄청난 유민들이 몰려 오는 상황에서 과연 선진국 국민들이 지금과 같이 높은 생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한다.

저자의 전망은 우울하다.
그는 인류가 역사상 처음 전세계적인 환경악화로 "쇄락"의 단계에 들어가 있다고 본다.

그는 이번 저서를 통해 우리의 삶을 관심 있게 돌아보게 하고, 이제 우리가 무슨 답을 준비해야 할지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 월간조선 펌, 김석규 조선일보 편집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