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밤 리히터 규모 7.9와 6.7의 강력한 두차례의 지진이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섬을 강타해 최소한 10명이 숨지고 수십여명이 부상했다.

인도네시아 언론은 인도양에서 발생한 거대한 지진이 수마트라섬 남서부 해안도시 벵쿨루 지역을 강타했으며 11분 후 강력한 여진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첫번째 지진으로 땅과 건물이 몇 분간 흔들렸으며 일부 지역에서는건물이 붕괴됐다고 말했다. 벵쿨루 일대는 전기가 끊어졌으며 일부 건축물들이 붕괴된 가운데 인명구조를위한 수색작업이 시작됐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인도네시아군은 이날 지진으로 10명이 사망했으며 수십명이 부상했다고 확인했다. 인도네시아군 관계자는 주지사 사무실이 위치한 벵쿨루 중심부에서 건물더미에깔려 최소한 4명이 사망했다면서 인근의 많은 주민들이 주지사 사무실에 대피하고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관영 안타라 통신은 주민들 대부분이 잠든 심야에 지진이 발생해 많은 피해가 났다면서 부상한 사람들이 국영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고보도했다.

이날 지진은 벵쿨루에서 약 640㎞ 떨어진 수도 자카르타와 싱가포르에까지 영향을 미쳐 많은 사람들이 심야에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한국 교민들이 밀집한 자카르타 남부지역에 4일 오후 11시27분(현지시간)께 건물이 흔들릴 정도의 강력한 진동이 느껴져 잠자리에 들었던 교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이날 진동은 약 20초간 이어지면서 아파트 기둥이 흔들리는 모습이 육안으로 관찰될 정도로 심했으나 교민들의 인명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카르타 남부 킨타마니 아파트에 거주하는 차중기(39.회사원)씨는 잠자리에 들려는 순간 갑자기 건물이 흔들려 가족들을 깨워 집밖으로 급히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차씨는 지진으로 집안의 장롱과 냉장고 등 각종 가재도구가 심하게 흔들렸으며심지어 아파트 기둥까지 2차례에 걸쳐 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킨타마니를 비롯한 자카르타 남부지역에 거주하는 교민 7천여명은 여진이 일어날 것을 우려해 새벽까지 집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아파트내 로비 등지에 모여 극심한 불안에 떨었다.


<조선일보 2000/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