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생식 기능과 면역성을 떨어뜨려 암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환경호르몬이 국내 생태계와 환경에서 광범위하게 검출됐다.

환경부는 작년 4월부터 올 8월까지 국내 생태계와 환경 전반을 대상으로 내분비계 교란물질(환경호르몬) 잔류 실태를 처음 조사한 결과, 하천 호수의 수중과 바닥, 대기, 토양 등 113군데에서 환경호르몬으로 추정되는 13개 물질군, 28개 물질(조사대상은 37개 물질군, 87개 물질)이 발견됐다고 5일 밝혔다.

환경부가 환경호르몬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기는 처음으로, 조사 결과를 토대로 ‘특정유해물질관리법’을 제정하고, 반월공단 등 대량 검출지역은 특별관리하는 등 환경호르몬에 대한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물고기와 개구리를 대상으로 한 생태계 조사에서도 다이옥신과 헥사클로르벤젠 등 21개 물질군, 45개 물질(조사대상 35개 물질군, 85개 물질)이 검출됐다. 다이옥신은 어류 평균 0∼4.053pgTEQ/㎏wt, 양서류에서는 0∼0.636pgTEQ/㎏wt이 나왔다.

특히 경남 주남저수지 수컷 치리의 정소에서 일부 난소 조직이 발견되고, 섬진강 암컷 황소개구리의 난소에서 정소 조직이 관찰되는 등 총 124마리의 조사 생물 가운데 5마리의 물고기와 개구리에서 부분적인 성 관련 이상 현상이 관찰됐다.


조선일보 <2000/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