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이 폭염과 물난리·가뭄 등 기상 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 폭염〓유럽 발칸반도에선 1백여년 만에 찾아온 더위로 최고 기온이 연일 섭씨 40도를 넘나들면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유고연방 수도 베오그라드에서는 5일 최고기온이 43.5도를 기록, 1백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에서도 5일 최고기온이 1백12년만의 기록인 39.9도에 이르렀으며 4명이 숨지고 50명이 열사병 등으로 입원했다.

이날 기온이 42도까지 오른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에서도 여러명이 숨진 채 발견됐으며 건조한 날씨로 1백36건의 화재가 발생, 2명이 숨지고 26명이 부상했다.

그리스에서는 5일 최고기온이 44도까지 치솟으면서 과도한 냉방기 가동으로 전력 사용량이 사상 최고에 이르러 많은 지역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이란 남부 항구도시인 아바단에서도 50도가 넘는 더위로 식수부족 사태가 발생하자 수백명의 주민이 주지사 관저로 진입해 폭력시위를 벌였다. 기상당국은 주민 동요를 막기 위해 아바단과 인근지역 기상예보를 중단했다.

기상학자들은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뜨거운 공기 덩어리가 유럽과 중동지역 폭염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 물 난리〓브라질 동북부 지역에선 폭우가 1주일째 계속돼 6일 현재 7천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브라질 정부는 리우그란데 두 노르테주의 여섯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 가뭄〓아프리카 지역에서는 가뭄이 계속되고 있어 기존의 식량난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식량계획(WFP) 은 5일 이런 추세라면 케냐 북부지역에서 올해 안에 3백30여만명이 기아상태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올해 말까지 식량과 각종 구호품 마련을 위해 최소 8천8백만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2000/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