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휴대폰 제작사가 자신들이 만든 휴대폰에서 전자파가 얼마나 나오는지를 소비자에게 공개하기로 했다고 CNN이 18일 보도했다.

미국 휴대폰 제조업협회(CTIA) 는 휴대폰을 쓸 때 소비자의 뇌속으로 들어가는 '특정흡수전자파(SAR) ' 에 관한 정보를 8월 1일부터 제출하라고 회원사에 요구했다.

이 협회는 3개월쯤 뒤부터는 제조업체들이 휴대폰을 팔 때 제품 설명서에 전자파 발생량을 표기하도록 할 방침이다. 그런 다음 소비자들이 제품마다의 전자파 발생량을 비교해 선택하라는 것이다.

그동안 휴대폰 업계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휴대폰은 안전하며 전자파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건 오히려 혼란만 부추길 것" 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러다 갑자기 입장을 바꾼 셈인데 그 원인이 엉뚱하게도 담배소송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담배회사들은 담배가 유해하다는 걸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엄청난 배상소송에 시달리고 있어 혹시라도 휴대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걸 문제삼을까 우려한데 따른 것이다.

업계측은 "소비자들의 전자파 정보공개 요구가 계속 확산되고 담배회사들의 곤경이 부각되면서 휴대폰 업계도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 이라고 전했다.


<중앙일보 200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