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장군이가 집을 나갔어요.
십년쯤 함께 살아온 식군데,
한마디 말도 없이 집을 나간거예요.
벌써 나흘이나 되었는데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어요.
목줄로 매어 놓고 기르지 않은 탓도 있어요.
마당에서 맘 놓고 뛰어 놀라고 아예 목사리도 없이 길렀거든요.
그래도 여태 이렇게 집을 나가서 며칠 씩 안들어 온 적은 없었거든요.
이웃집에서
살던 주택을 헐고 원룸식 주택을 짓겠다고
우리집과 연결된 담장을 헐었는데
그리로 나가 버린거예요.
우리 장군이는 보기에는 씩씩한 진돗개 수놈이지만
천둥과 번개와 비바람 치는 날이면
꼼짝을 못하고 너무나 무서워해서
현관에 들어와 우리 곁에 있어야 안심을 하는 겁쟁이였는데
집 나간 다음날 천둥치고 번개치는데도 안들어오는거예요.
장군이가 얼마나 무서워 벌벌 떨까 하면서
그날 우리 식구들 모두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답니다.
온 식구가 며칠간 동네방네 돌아다니며 장군이를 불렀는데
전혀 우리 눈에 띄지를 않는 거예요.
우린 요즘 혹시 녀석이 제발로 들어오려나
대문도 못 잠그고 조금 열어놓고 잠을 자요.
이 녀석이 어딜갔을까요?
이웃 아저씨는 우리 속타는 것 어찌 달래야할지 모르니까
그냥 단념하라고 하시면서
그녀석 어제나 그제쯤 벌써 된장 발라졌을 거라고 하시는거예요. ㅠㅠ
녀석에게 별 탈 없었으면 좋겠어요.
백마처럼 흰털에 크고 우아한 몸매를 지닌
멋진 녀석이었는데.......,
우리 장군이, 어디에 있든 별탈 없었으면 좋겠어요.  
여러분 우리 장군이에게 사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