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몬태나주와 아이다호주를 중심으로 한서부지역 12개 주에 9일 현재 70건의 대형 산불이 속수무책으로 타오르고 있다. 검은 연기가 몬태나주에서 사우스 다코타주까지 800㎞에 걸쳐 하늘을 뒤덮고 있는 가운데 불길을 피하려는 주민들의 대피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국립화재정보센터에 따르면 몬태나주에서만 비터루트 밸리 등지에서 19건의 산불이 발생, 12만㏊의 산림이 황폐화됐다. 또 이 지역에서 500-800 가구가 대피했으며 가옥 52채와 제재소 및 산불 감시대등 소규모 건물 20채가 불에 탔다.

산불로 발생한 검은 연기가 몬태나 남부를 지나 사우스 다코타 등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산되면서 호흡기 질환 등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자 일부 지역에서는 경계령을 내리기도 했다. 산불 진화를 위해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군 병력을 포함한 2만명의 소방대원과 5천명의 시민 자원봉사자가 동원되고 있다.

올들어 지금까지 미국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모두 164만㏊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이번에 발생한 산불은 지금까지 40만㏊의 산림을 태워 버렸으나 다행히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뉴멕시코, 애리조나주의 일부 산불은 진화가 어느 정도 진척을 보이고 있다.

콜로라도주에서는 2천㏊를 태운 산불이 메이사 베르데 국립공원의 유서깊은 인디언 유적지를 위협했으나 약 40%의 불길이 잡힌 가운데 나머지 불길도 곧 진압될것으로 공원측은 전망했다.

한편 워싱턴주는 산불 발생 위험 증대와 소방요원 부족에 따라 비상령을 선포하고 500명의 국립공원 관리원들에게 소방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해밀턴<미 몬태나주> AP=연합뉴스)


<조선일보 200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