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도 인간처럼 행동한다”…호주전문가 주장

[쿠키뉴스 2006-01-22 09:56]  

[쿠키 지구촌=호주] ○…식물도 서로 이야기를 하고 위기상황이 되면 원군을 불러들이는 등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을 뿐더러 식물의 특별한 유전자를 이용하면 농약이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호주 TV의 라이프스타일 프로 '버크의 뒷마당'(Burke's Backyard) 진행자인 유명 원예사 돈 버크 씨와 호주국립대학 벤 셀린저 교수(화학과)는 지난 10년간에 걸친 식물연구 결과들을 재검토한 끝에 많은 식물들이 인간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들은 식물들이 다양한 화학적 신호를 사용함으로써 상호간에 연락을 할 수 있으며, 일례로 쐐기벌레 같은 곤충이나 코알라 같은 동물이 식물의 잎을 씹어먹기 시작하면 식물은 이러한 공격자를 물리치기 위한 노력으로 잎사귀에 화학물질을 보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곧 발매될 자신의 원예잡지 2월호에서 이 현상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고 있는 버크 씨는 22일 "(식물이 공격을 받으면) 근처에 있는 다른 식물들도 공격을 받을 것을 예상하여 동일한 화학물질을 방출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버크 씨는 식물들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특정한 곤충들을 끌어들이는 화학물질을 방출할 수도 있다면서 "근본적으로 기병대를 불러들인다. 자신을 공격하는 해충들을 공격하도록 우군 곤충들을 불러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학자들이 이제 이러한 행동을 관장하는 유전자들을 확인했으며 이 유전자를 다른 식물들과 결합시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된 이 획기적 연구로 인해 원예사와 농부들이 더 이상 농약을 사용할 필요가 없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버크 씨는 "이러한 연구결과는 세계에 엄청난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수년 후에는 세계 도처에, 그리하여 어떤 형태로든 우리 자신에게, 엄청난 양의 유독성 화학물질을 쏟아붓는 대신에 식물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이 유전자를 다른 식물들에 첨가하여 해충을 스스로 쫓아버리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버크 씨는 또 식물들이 이밖에도 많은 인간과 같은 속성을 지니고 있다면서 "식충식물인 '비너스의 파리채'(파리지옥풀)나 미모사(신경초)는 움직일 수 있고 포충엽 식물들은 동물을 잡아먹을 수 있으며 일례로 배와 체리는 해마다 추운 날의 수를 헤아렸다가 봄이 되면 잎을 낸다"고 말했다.

셀린저 교수는 그동안 이뤄진 전반적인 연구성과가 경이로운 것이라면서 "식물은 언제나 동물에 비해 원시적인 것으로 격하돼 왔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하지만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다"며 더 많은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국민일보 쿠키뉴스제휴사/호주온라인뉴스(www.hojuonlin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