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동화는 아직 미흡한 곳이 많지만
동화의 내용이 참 좋은 것 같아 함께 감상했으면 합니다.
자연음악을 사랑하시는 님들...
맑은 아침 여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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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동화] 아침을 여는 아버지  

초등학교 일학년인 석이는 학교 가는 게 무척 즐거웠어요.
뚱뚱한 선생님께 배우는 공부도 재미있고,
친구들과 신나게 놀 수 있는 넓은 운동장도 좋았거든요.
그런데 어제는 쩔쩔맸어요.
바로 아버지가 하시는 일에 대한 공부를 할 때 였지요.
“자, 여러분. 아버지가 무슨 일을 하시는지 말해 볼까요?”
“우리 아버지는 사장님이세요.”
창호가 뽐내면서 말하자 수홍이도 어깨를 으쓱하며 자랑했어요.
“우리 아버지는 대학 교수님이세요. 그리고 박사님이시고요.”
샘이 난 경숙이도 지지않았어요.
“우리 아버지는 유명한 화가예요.”
아이들은 서로서로 아버지를 자랑했어요.
선생님은 석이를 바라보셨어요.
“석이도 한번 말해 보겠니?”
그러나 석이는 고개를 숙인 채 대답을 하지 못했죠.
얼굴만 벌개졌어요.
사실 석이는 아버지가 무슨 일을 하시는지 몰랐거든요.
“엄마, 아빠는 무슨일을 하세요?”
“석아, 아빠는 아주 중요한 일을 하신단다.”
엄마는 아무리 물어도 중요한 일을 하신다고만 하셨어요.
‘내가 직접 알아봐야지. 아빠는 일찍 나가시니까….’
매일 늦잠을 자던 석이였지만 오늘은 일찍 일어나 아빠 뒤를 몰래 따라 갔어요.
아버지는 큰 길을 건너고 학교 앞을 지나시더니 공원에서 걸음을 멈추셨어요.
그리고는 겉 옷을 벗어 손수레에 걸쳐 놓고는 빗자루를 드는게 아니겠어요.
‘아니, 우리 아빠가 청소부라니….”
석이는 너무 놀라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말았어요.
그 때 차가운 물방울이 석이의 볼에 똑 떨어졌어요.
“누구니?”
“이슬이야, 풀밭에 내리려다가 그만 네 얼굴에 떨어졌어.”
“그래? 그런데 왜 안개 속에 숨어 있니?”
“응, 쓰레기 때문에 밤새 고생했어.
저 아저씨가 깨끗이 치워서 이제야 풀밭에 내리는 거야.”
풀잎마다 이슬이 대롱대롱 맺혔어요.
석이는 속으로 살짝 말했지요.
‘우리 아빠야.’
석이가 숨어 있는 나무 가까이로 할머니와 귀여운 여자아이가 걸어 왔어요.
“할머니, 저 아저씨 또 청소 하시네.
냄새도 심하고 더러운 쓰레기가 싫지도 않은가 봐요.”
“모두 더럽다고 버리기만 하면 우리는 쓰레기 더미에 묻혀 살걸?….
우리가 깨끗한 공원에서 즐겁게 운동을 할 수 있는것도 저런 고마운 아저씨
덕분이란다.”
석이는 가만히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어요.
석이 아버지가 긴 골목을 다 쓸었을 때 햇님이 환하게 떠올랐어요.
‘응? 햇님도 아빠가 쓰레기를 치워 주길 기다렸다가 이제 떠오르나봐.’
골목 저 편에서 길게 비치는 햇님은 석이의 가슴속까지 환하게 비춰주었어요.
“아빠.”
석이는 큰 소리로 아빠를 부르며 달려갔어요.
아빠의 까실까실한 볼에 얼굴을 비비려고요.
이제 석이는 하나도 부끄럽지 않아요.
소중한 일을 하시는 아버지를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씩씩하게 말할 자신이 생겼으니까요.

글/미상
구연/정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