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가 cd를 받고 이 게시판에 감사의 말씀을 드렸을 때는 2009년이 다 저물어 가고 있었지요.
그리고 지금은 2010년의 가을이네요. 사실은 요즘 날씨가 하도 웃겨서 아직 여름인지 가을인지 구분이 잘 안되요. ㅎㅎ
아랑님께 받은 답글을 메일함에서 처음 발견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너무나도 설레고 가슴이 벅차올랐던 느낌이 남아있습니다.
글을 읽을 때도 자꾸 웃음이 나고 속으론  '얏호!'를 외치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또 한 번 글을 써야겠다라고 생각을 하고도 계속되는 일상 속에서 자꾸만 미루었지요. 그리고 저는 점점... 부정적인 기운을 끌어들였어요.
딱 그 순간만 잠시 충족되고 그 뒤론 허탈감과 후회만이 남는.. 그런 헛된 쾌락들에 자꾸만 빠지는 생활을 하게 되더라구요.
그리고는 그런 제 자신을 깊이 증오하고 또 외부의 것들에게까지 '네 탓이야!'라고 돌리는 그런..^^ 허무함만 가득해지는 삶이요.
사는 게 두려웠지만 그렇다고 죽는 것도 마찬가지로 두려웠어요. 그러니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새삼 존경스러워지기도 했어요. 그에 비해 이 것도 아니고 저 것도 아닌 나는 뭔가라면서 또 절망했지요.ㅎㅎ
그런데 그렇게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던 죽음의 시간들도.. 결국 떠나가더라구요. 새로운 희망을 싹틔우고 말예요!
저는 최근에 이르러서야 확신하게되었습니다.
"살자!"
죽는 것도 (용기가 없어) 스스로 선택할 수 없다면, 차라리 지금 이 자리에 발붙이고 힘껏 즐기며(?) 살아보자!
엥.. 확실히 말을 정리할 수가 없는데;; 대충 이런 느낌이에요. ^*^
그러니까, 모험과 로맨스,스릴이 가득한 삶. 그리고 위대한 성취가 있는 삶!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에서 발견했지요)
제가 이 때까지 계속 선택해왔던 허무한 욕구의 충족보다 훨배 더 크고 질적으로도 우수한 만족과 쾌락이 존재한다는 걸, 그리고 그 것들을 내가 맛볼 수 있다는 걸, "믿기로"한 거예요.

물론 흔들릴 때도 있어요. 또다시 나태함으로 빠져들려하고.. '조금만 더 뒤에' '내일' '굳이' '아 또 이래됐구나!'... 이런 순간들은 오늘만해도 저를 여러번 방문했답니다.
그렇다고 해도, 저는 그 속에서 분명 보이진 않아도 반 걸음씩..한 발짝 씩...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나를 끝까지 저버릴 수 없어요. 계속 희망을 찾게 돼요.믿음을 가지려고 노력하게 되요. 이 것이.. 제가 단순히 죽지 못해서 일까요? 아니에요.. 제 영혼이 말하고 있어요. "사랑. 사랑이야. 너는 사랑 그 자체야."
저는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가 참 마음에 들지 않지만요. 이 것 하나만은 정말 좋아요. 매일 아침 반갑게 살랑이는 꽃,나무들이 가득한 화단! 그 사이를 지나갈 때면 마음이 참 따뜻해져요. 정말로 신기한 건요. 나무를 유심히 바라보면 그들은 항상 움직이고 있어요. 바람과 어깨동무하고 나에게 '안녕'이라고 인사하는 것만 같아요. 그러고보니 바라만 봤지 말을 거는 걸 깜빡했네요. 아랑님의 말씀을 참고하여 이제부터 대화를 시도해볼께요.ㅎㅎ 그러고보니 저는 거의 항상 자연음악과 함께 했어요. 잠자리에 누워 내일이 오는 게 싫어서 가슴이 먹먹할 때도 자연음악 cd는 꼭 틀어 놓고 잤어요. 작년에 cd를 구입한 게 엊그제만 같은 데 9개월이 넘었다니 놀라울 따름이에요.
이제 자연음악은 제 삶의 한 부분이에요. 사람이 밥을 먹고 잠을 자듯이 저 습관적으로 자연음악을 들어요. 와우! 자연음악을 듣지 않았던 과거를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네요.
아랑님. 제게 정말 큰 선물을 주셨어요. 이 기쁨을 나누고 싶은 사람들이 계속 생기는 데, 절판이 되었다니 안타까워요. 그러나 다시 cd를 받을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아 올 것임을 알기에, 아랑님껜 정말 죄송스럽지만^^;; 마음이 그리 무겁지가 않아요.
어쨌든.. 정말 두서없고 오글거리기도하고ㅎㅎ 이렇게 올려도 되나 하는 글이지만, 용기내어 올려봐요.
아직 부족하지만, 제 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랑님의 길을 사랑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책의 한 구절과, 귀여운 동물 사진 하나 살포시 언져놓고 갈게요. ^^


설사 내가 말한 모든 것이 다 "틀렸다"해도, 너는 이보다 더 나은 삶의 방법을 생각해낼 수 있겠느냐?
좋다. 내가 말하는 어떤 것도 믿지 마라. 다만 내 말대로 살아보라. 내 말을 체험해보라. 그러고 나서 네가 짜고 싶은 다른 틀, 어떤 틀이든 좋으니 그 틀에 따라 살아라.
그리고 그 다음엔 네 진리를 찾기 위해 네 체험을 면밀히 살펴보라. 
만일 네가 정말로 용기를 지녔다면...... 어느 날이고 너는 사랑을 전쟁보다 더 좋게 여기는 세상을 체험할 것이다.
그 날이 오면 너는 크게 기뻐하리라. 
                                                                                 by닐 도날드 월쉬<신과 나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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