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 6개월내 대지진 온다"

[조선일보 2005-07-05 13:40]    



일본 아시히 TV '지진예고' 프로방영
심해魚 출현·연속지진 등 ‘불길한 징조’
최악땐 최고 10m 높이 쓰나미 올 수도


[조선일보]

토요일인 2일 저녁 7시. 공중파 민영 방송인 아사히TV가 황금시간대 2시간을 할애해 등골이 오싹한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제목은 ‘거대(巨大) 지진은 반드시 온다! 추적, 간토(關東) 직격 X데이’<사진>. 간토지역은 1200만명이 살고있는 수도 도쿄를 포함한 도쿄만 일대다.

결론은 선명하다. 전(前) 도쿄대 지진연구소의 우다 신이치(宇田進一)씨 말을 빌려 “몇달 뒤 (늦어도) 6개월 이내에 거대 지진이 일어나며 ‘한신(阪神) 대지진’에 필적할 정도의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방송했다. 1995년 1월 17일 일본 간사이(關西)지방 효고(兵庫)현 남부 고베(神戶)시 일대에서 일어난 한신대지진(진도 7.2)은 5249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한술 더 떠 아사히TV는 ‘죽음의 지도’라며 거대 지진이 엄습할 경우 괴멸적 타격을 입을 후보지까지 전했다. 해발이 낮은 지역인 이른바 ‘시타마치(下町)’ 전 지역, 지진에 비교적 안전하다는 높은 해발의 이른바 ‘야마노테(山の手)’ 지역도 상당 부분 포함됐다. ‘시타마치’는 90년대부터 고급 맨션주택이 집중 개발된 ‘임해부도심’을 포괄한다.


공중파 TV가 이런 프로그램을 내보낸 것은 최근 ‘대지진의 전조’로 알려진 이상

현상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 그중 하나가 바닷속 깊이 사는 심해어의 출현이다. 지난 1월 미에(三重)현, 4월 요코스카(橫須賀)항, 5월 사가미(相模)만 앞바다에서 심해 상어인 ‘메가마우스’ 등이 연속 발견됐다. 일본에선 심해어가 나타나면 큰 지진이 난다는 속설이 있다. 도호쿠(東北)대학 이마무라 후미히코(今村文彦) 교수는 “심해어가 떠오른 것은 해저 지반의 미묘한 변동 때문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또 다른 불길한 징조는 지난 4월 23일 사가미만에서 일어난 지진(진도 3.4). 사가미만은 일본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입힌 1923년 간토 대지진, 1703년 겐로쿠(元祿) 대지진의 ‘진원’이었다. 이와 함께 최근 사가미만의 해수 온도가 점점 올라가는 것과 6월 1일 도쿄 일대에서 관측 사상 최초로 발생한 연속 지진(6시간 동안 5차례)도 ‘불길한 징조’로 꼽힌다.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사가미만을 진원으로 대지진이 간토지역을 강타할 경우 지진 이후에 이어질 쓰나미의 강도는 어느 정도일까. 1703년 겐로쿠 대지진 당시 도쿄 동부 보소(房總)반도에 밀어닥친 쓰나미 높이는 10.5m, 도쿄만에 닥친 쓰나미는 2m 높이로 추정된다. 도쿄에는 해발 0m 지역에서 사는 주민들도 상당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