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부터 파종된 수세미는 아버지인 태양의 사랑의 빛을 받으면서
한결같이 겸손하게 여름날의 시원한 그늘을 주곤 했습니다.
어느듯 무럭무럭 자라 가을의 볕속에서 결실을 맺고 노랗게 익었습니다.
속깊이 익어온 까만씨는 다가 올 봄을 기다리면서 환희의 미소를 보내 주었습니다.
그 환한 해맑음 속에서 인고의 진액은 우리들 모두에게 기운이 나는 아름다움을 주었습니다.
마음이 한량 없으신 저희 마을의 형님되시는 분께서 수세미를 몇개나 주셨습니다.
감사히 받아온 저는 두개는 썰어 볕에 말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기침을 하는 분께 주고 싶습니다.
나머지는 소금물에 삶았습니다. 그리고 껍질을 벗기니 속살을 하얗게 드러낸
수세미가 되었습니다.
이 수세미로 그릇을 닦고 목욕을 할것입니다.
남은 한개는 마음으로 드릴분께 가게됩니다.
수세미 ....
아름다운 사랑입니다.
보잘것 없는 저에게 넉넉하신 형님을 통해 귀하신 사랑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체험하게 해주셨습니다.
맑은 하늘과 햇볕속에서 아름답게 익어온 수세미는
거저주는 사랑의 빛입니다.
수세미와 함께 살아온 형님께도 사랑의 마음을 보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