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랫만입니다.
그동안 너무 바빠서 글 올리지 못했는데
오늘은 아무래도 제가 몇글자 올려야겠다는 생각이듭니다.

저는요, 해마다 년말이 되면
이룬 것 없이 한해가 저문다고 생각하여
우울증에 빠졌고, 가슴이 미어지는듯 아프곤 했습니다.
그것은 매해 년말마다 년중행사처럼 재발되는
마치 습관과도 같은 통증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또다시 년말을 맞은 저는
좀 달라져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한해가 무사히 저무는 것,
그것만으로도 그저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우리 가족과 이웃들이 건강하고
평화로움 속에 살고 있는 것,
만나는 사람들과 웃음을 나눌  수 있었던 것,
좋은 책들을 읽을 수 있었던 것,
단전호흡을 배우고 호흡 수련을 할 수 있게 된 것,
대통령 선거가 그 어느때보다 차분하고 깨끗하게 잘 치러졌다는 것,
부시 대통령이 여중생 사망 사건과 관련하여 사과를 했다는 것,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나의 모든 생활에
자연음악이 동반자가 되어주었다는 것,
그저 감사할 뿐!

아마도  예전에 제 마음 속에 가득했던
끈질긴 집착의 덩어리들이, 교만의 덩어리들이,
많이 씻겨져 나간 탓이라 생각됩니다.

기독교인으로 살아온 저는 단전호흡을 시작할 때
이런 기도를 합니다. 뭐냐하면
'나는 흙입니다. 태초에 하나님께서 인간을 빚으시던
그때의 흙과 다름없는 그저 아무것도 아닌 흙입니다.
그저 흙과 다름 없는 나의 텅 빈 몸에 하나님의 생기를
가득 불어넣어주십시요. 그리고 그 하나님의 생기로
나의 모든 삶을 살게 하여 주십시요'
이렇게 기도합니다.
그리고 단전호흡을 할 때는 꼭 자연음악을 틀어놓고 합니다.
제가 단전호흡 수련을 배운 곳에서 이 '자연음악'을 틀어주었었거든요.
호흡이 잘 되는 날은
마치 에덴 동산에서 새로 태어난 생명처럼
저의 하루가 새로운 기운으로 즐겁고 행복합니다.
올해
저는 '자연음악'을 만난 것 하나만으로도
기쁨과 감사함이 넘칩니다.
그것은 교만하기 짝이없고 욕심과 집착으로 가득했던 저의 내면에
이 음악과 더불어 조용하면서도 끊임없는 비움의 변화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