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 스님께서 목숨을 건 단식을 시작하신지 40일이 되었습니다.
이젠 몸속의 거의 모든 영양소가 빠져 나가 몸을 지탱하고 서 있기 조차 힘드신 상황입니다.
지난 2월 38일간의 단식을 하시고도 자연과 환경을 무시하는 정부의 행동에 다시 거리로 나와 3000배 기도를 43일간 하시고 부산역에서 천성산 정상까지 3보 1배로 가시며 생명을 지키고자 합니다.
아무리 작은 곤충과 꼿이라지만 그런 것들이 살 수 없는 오염된 땅에서는 우리 사람조차 살 수 없는 것입니다.
이제는 자연과 함께 공생하는 생각을 가져야 할 때 입니다.
그래서 도롱뇽 소송을 진행중인 지율 스님께서는 도롱뇽 소송을 지지하는 소송인단이 10만명이 모여 진다면 단식을 푸실 예정에 있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저희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주시고 소송인단에 가입해 주시면 한사람 한사람이 모여 지율 스님은 물론 천성산과 천성산의 생명들을 살릴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ꂎ 도룡뇽의 편지 ꂎ
우리 도롱뇽은 인간이 생명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본능을 회복하기를 바랍니다.
우리 도롱뇽은 인간들이 지구상에 나타나기 훨씬 이전부터
수차례에 걸친 지구 환경의 변화에 비교적 잘 적응하면서
자연생태계의 일원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우리 도롱뇽은 이유도 모른 채
이 지구상에서 사라져 가고 있고
최근에서야 그 까닭이 인간이라는 종에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간은 지구 생명의 원천인 숲과 하천과 바다를 파괴하고
물과 공기와 땅을 오염시키며
우리와 이웃생명의 생존에 크나큰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우리는 천성산에 우리의 삶터인 늪과 계곡을 파괴하는
고속철도를 건설하려하면서 개발을 하려는 사람들이
우리를 생명의 호적에서 없애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천성의 바위틈에서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조용히 살아온 우리를 이미 사라져간 종으로 취급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의 소중한 보금자리를
사람들이 파괴하려 하고 있다는 소식에
크나큰 슬픔과 분노를 느꼈습니다.
우리는 아주 느리게 움직이며
썪은 나무등걸이나 바위틈에서 혼자 있기를 좋아하며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 알을 낳는 본능이 있습니다.
만일 산줄기에 구멍이 뚫려 천성의 아름다운
늪과 맑고 긴 계곡이 사라져 버린다면
태어난 물가에 돌아가 알을 낳는 우리 종족들은
멸종하여 버리고 말 것입니다.
사람들은 쫒기는 동물과 멸종 위기에 놓인 우리 생물들이
겪은 슬픔과 비애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요.
우리는 인간의 걸음걸이가 두렵기만 합니다.
우리는 수없이 많은 방법을 통해 사람들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전하려고 노력해 왔고
수없이 많은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계속된 우리의 노력은
도롱뇽의 친구라고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분들은 우리의 존재가
아름다운 지구환경의 일부라는 것을 이해하여 주시고
생존의 위기에 몰린 우리의 손을 잡아주신 고마운 분들입니다.
이제 우리는 이 친구들의 손을 잡고
두려운 마음으로 인간의 법정에 서려고 합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가 사람의 법정에 서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아픔이 있었는지는 헤아려 주기를 바라며
우리를 포함한 뭇 생명의 생존권을 인정하여 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나아가 우리 모두가 생명공동체로서의 연대관계를 통해
아름다운 우정이 지속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우리 도롱뇽의 친구가 되어주는 것은
이 땅에 살아 있는 모든 것들과 함께하고
사라져 가는 많은 생명들의 손을 잡아 주는 작은 실천입니다
도롱뇽의 편지를 읽으며 문득 미안한 마음이 앞섭니다. 지난 가을 현장학습 때 개구쟁이 아이들 손에 잡혀온 신기하기만한 작은 도롱뇽 한 마리...살려주는 척 했던 아이가 돌아오는 차 안에까지 몰래 데리고 탄 것을 발견하고 야단을 쳤습니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어 있었지요...아이들의 호기심어린 손을 탄 도롱뇽은 기운을 다 잃고 있었지요. 결국 학교 운동장 가에 묻어주고야 말았어요.
두고두고 죄스러워질 줄 그때도 알았어요. 그런데도 적극 개입하여 방생하지 못한 불찰이 큽니다. '교육받지 못한 아이처럼 위험한 존재는 없다'라고 누군가 말하더군요. 도룡뇽은 아이들에겐 작고 꼼지락거리는 하나의 장난감에 불과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정말 미안합니다. 친구가 되어 주지 못하고 생명을 앗아간 공범이 되고만 저를 용서해 주시고, 저희 아이들 그 기억을 상기시켜가며 다시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천성산은 개발되지 않아야 하며, 도룡뇽이 승소하기를 기원하고 아울러 10만 소송인단에 가입하고 싶습니다. 지율 스님, 정말 감사합니다. 당신의 해맑은 미소를 늘 기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