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목사님의 저서에서 발췌했어요.
마루를 닦으려고 걸레를 집어 올리는데 볼펜 자루만큼 큰 지네 한 마리가 걸레 밑에 숨어 있다가 발각되었다.
놈은 자신의 정체가 드러났지만 별일 없다는 듯 천천히 기어서 벽과 마룻바닥이 닿는 모서리에 붙어 섰다.
내 눈은 허둥지둥 파리채를 찾았고 내 손은 자동으로 그것을 잡았다. 그리고 그놈을 내려치려는 순간, 얼핏 그가 나를 쳐다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어서, 어떻게 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지네가 나에게 하는 말을 들었다.
"왜 나를 죽이려고 하는가?"
잠깐 할 말을 잊었지만 , 곧 정신을 차리고 대꾸를 했다.
"너는 지네 아니냐?"
"내가 지네일 까닭에 죽어야 한단 말인가?"
"네가 그 무서운 독 이빨로 사람을 물지 않는다면 죽일 이유가 없지."
"나는 자네를 물지 않았네."
"너는 나를 물지 않았지만, 내버려두면 언젠가 물 것 아니냐?"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의 가능성 때문에 죽인단 말인가?"
"그렇다. 나쁜 일은 미연에 방지해야 하니까."
"그렇다면 너는 어째서 너를 죽이지 않는가?"
"내가 왜 나를 죽이느냐?"
"네가 장차 무슨 못된 짓을 할는지, 네 몸 속에 얼마나 큰 불행과 비극의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는지,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 아니냐? 내가 미래의 가능성 때문에 죽어야 한다면 너 또한 죽어 마땅한 일이다. "
"나는 남을 해코지할 마음이 조금도 없다."
그때 지네가 매우 단호한 어조로 쐐기를 박듯 한마다 하는 것이었다.
"그건 나도 자네와 마찬가질세. 나도 남을 해코지할 마음이 없어!"
"그렇다면 지난 번에 왜 나를 물었느냐?"
"나는 자네를 물지 않았어."
"네가 안 물었어도 너와 같은 지네가 나를 물었단 말이다."
"그래서 나를 죽이겠다는 건가?"
"그렇다."
"그렇다면 너는 왜 너를 죽이지 않느냐?"
"내가 왜 나를 죽여?"
"너와 같은 인간이 과거에 얼마나 많은 인간을, 단순히 이빨로 무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숨통을 끊어버렸는가를 생각해 보아라. 과거뿐이 아닐세. 오늘에도 너와 같은 인간들은 지구상의 생명체를 아예 종자까지 말려 버리지 않는가? 내가 지난 날 너를 문 '어느 지네' 때문에 네 손에 죽어야 한다면 너 또한 지난 날뿐만 아니라 오늘도 엄청난 살생을 저지르고 있는 '어느 인간' 때문에 죽임을 당해야 옳지 않은가?"
나는 할 말을 잃고 지네를 내려다 보았다. 그도 더 할 말이 없는 듯했다. .......... 중략..................
그동안 좀 바빴고 몸도 많이 피곤하여 홈에는 늘 놀러왔지만
여러분께서 올려주신 글만 읽고는 그냥 들어가곤 했었지요.
모두들 안녕하시죠?
글구 새로오신 회원님들 반가워요.
함께 이곳에서 행복하시기를 빌어요. 저는 우리 홈에만 오면 고향에 온 것처럼 푸근해지곤 한답니다. 그래서 매일 밤 일기를 쓰듯 꼭 한번은 홈의 문을 두드리지요.
위에 올린 글은 요즘 제가 읽은 책 [ 그래서 행복한 신의 작은 피리] 에서 한 대목을 옮긴 것이랍니다. 읽으면서 재미도 있었고 많은 깨달음도 얻었답니다. 마음이 한결 맑아진 느낌이었어요.
저도 속을 텅 비우고 하늘이 마음껏 불어주시는 '행복한 신의 작은 피리' 가 되고 싶군요.
어떤 때 무심히 자연음악에 젖어 있다보면 때로는 정말 신의 작은 피리가 된 것 같이 행복한 마음 가득해질 때도 있더군요. ㅎㅎㅎ....
앗참, 호박님!
원하시는 좋은 집, 좋은 동네, 좋은 이웃들이 계신 곳으로 이사하시길 바래요.
하늘의 이끄심으로 저절로 그렇게 되어지시길 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