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카페'(healing cafe)가 등장했다. 서울 강남구 포이동 삼호물산 B동 1509호의 `자연음악회'.
재일 한국인 이기애씨(45.게이센(惠泉)여자대학 강사)가
최근 오픈한 이 카페는 자연음악을 소개하고 연주하는 곳으로
이름 그대로 `병을 치유하는 찻집'이다.
카페는 30여평 규모. 눈에 띄는 가구와 가전제품은 이불장과 오디오 뿐이다.
이씨에 따르면, 그러나 이 작은 공간에서 `사물에 말걸기',
`자연음악 강좌 및 감상', `차 마시기'의 3단계를 거치면
몸과 마음의 병을 고칠 수가 있다고.
이씨는 치유를 위해 먼저 손님들이 카페에 들어오면
주위 사물들에게 말을 건네도록 한다.
나무는 물론 컵에게도 인사를 시킨다.
"어머, 잎이 노랗게 됐구나. 어디 아프니?"
"컵아, 따뜻한 차를 마시게 해줘서 정말 고맙구나."
손님들은 이씨로부터 자연음악 강좌를 듣는다.
강좌가 끝나면 손님들은 자리를 펴고 편안히 누워 `리라와
은청색 노래' `자연이 보내는 치유의 노래' `바람이 태어나는
곳' 등 자연음악을 80여분동안 듣는다.
꽃, 나무, 풀, 바람 등 자연의 소리를 악보로 옮긴 이들
음악은 일본인 소녀 가제오 메그르(18)가 작곡한 것이다.
음악감상이 끝나면 다과시간.
차와 케이크를 들며 자연음악 감상 체험담을 나눈다.
"우울증이 사라진 것 같아요."(김선애씨.35)
"안면떨림이 거의 없어졌어요."(이소영씨.47)
마음을 열고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은 물론 성격이 바뀌고 체질이 개선돼 건강해진다는 게
이 카페의 컨셉이다.
올초 `자연음악' `자연음악요법' 등 역서를 펴내기도
한 이씨는 지난 79년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 석사과정을
마친 뒤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 사업가와 결혼, 지금까지
도쿄에 살면서 자연음악에 심취, 이를 이용한 질병 치료술을
익힌 뒤 지난 9월 서울에와 이 카페를 열었다.
현재 카페의 회원으로 등록한 사람은 남녀 200여명.
1회 이용료는 8천∼2만원으로 강의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이씨는 "일본의 힐링카페는 지난 96년 일본 자연음악연구소
소장 아오키 유키코씨가 처음 선보여 현재 긴자와 가마꾸라에
각 하나씩 있는데 수십명이 한꺼번에 들어갈 정도로 규모가
큰 데도 전국에서 손님들이 몰려 늘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 정경희 기자]
(안내 - 이기애씨의 前 자연음악회 및 힐링 카페는 1999년 이후로 없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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