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다가오는 것은 무엇이든지 자연스럽게 노래의 날개를 타고 오는 것처럼 하세요♡ - 대지의 천사 -
전 지난 주말 아는 친구들과 야간 오름탐방을 했답니다. 제 두아들도 함께요.
밤 11시경에 오름 입구에 들어서니 근처 승마장에 말 테우리가 사람 기척을 느끼고는 "말을 풀어놨으니 조심하세요!"하고 주의를 주더라구요.
'설마 뭔 일이 있으랴' 싶어 무모한 산행을 감행했지요.
조심스럽게 풀들을 헤치며 걷는다고 했는데 예민한 말들이 하나둘 몰려들기 시작하는거예요.
저희들은 말을 자극시키지 않기 위해 아무소리 안내고 그자리에 꼼짝 않고 섰지요.
스므마리 정도 되는 말들이 다가와서 냄새맡고, 혓바닥으로 온몸을 핥아보고, 주둥이로 꾹꾹 찔러도 보는 등
인간들을 탐색하기 시작했답니다. 한놈은 제 팔을 살짝 깨물기도 하더군요.
달빛이 비치는 한밤의 들판 한가운데서 말떼들에 둘러쌓여 그놈들에게 일일이 조사를 받노라니 순간 공포가 엄습하더군요. 전 제 두아들이 행여 놀래서 소리나 질러 말을 자극하여 말발굽에 짓밟히지 않을까 걱정도 되구요.
한 참을 무서움에 떨다가 먼저 빠져나간 사람이 말테우리를 불러와서 구출됐답니다.
소리를 내서 엉덩이 한번 때려주면 사람인줄 알고 지들이 알아 비키는데 저희는 너무 조심하느라 꼼짝 않은게 말의 호기심을 더 자극했다나요? 결국 무사히 야간 오름등반은 마치긴 했습니다만, 다들 말에 대해 놀래서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애먹었답니다. 저 역시 그순간 얼마나 떨었는지...
문득 예전에 아랑님이 말에 대한 글을 보내주신 기억이 나서 다시 한번 그 글을 읽고 싶군요.
다시 한번 부탁드려도 될까요?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