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에는 마음이 있다
植物には心がある
하시모토 켄(橋本 建)
번역 : 부희옥, 천상욱, 김훈식
내용수정, 보완 : 아랑
머리말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수긍할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인간과 식물 사이에는 어떤 대화가 있는 듯합니다.
자신이 싫어하는 화분은 왠지 모르게 잘 자라지 못하지만, 정성스럽게 사랑해 주면 매우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음악을 들려 주는 것이 좋다든가, 혹은 목소리를 들려 주는 것이 좋다든가 하는 여러 이야기들이 있지만, 어느 정도는 이러한 것들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이 말은 난 재배가로도 유명한 일본의 화장품 회사 시세이도(資生堂) 사장인 후쿠하라 요시하루(福原義春)씨의 저서 '살아가는 것은 배우는 것이다' 에 기술된 이야기 입니다.
그가 난과의 만난 것은 60년 전으로 아주 오래 되었지만, 그의 경험 뿐만 아니라 식물과 인간이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고 느끼고 있는 식물 애호가는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최근 정원 가꾸기 혹은 원예에 대한 붐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식물에 대해서 무의식 중에 마음의 안식을 구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것도 단지 아름다운 꽃을 즐긴다는 단순한 것이 아니라, 키우고 보살피는 일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 같습니다.
분명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식물과 교류함으로써 살아가는데 지친 마음을 치유 받는 것일 것입니다.
이러한 배경 때문인지는 몰라도 제가 '식물과 대화하는 법'이라는 책을 1995년에 고마서적에서 출판했을 때,
"식물과 대화할 수 있었다" 든가 "식물을 키우는 것을 통해 마음이 안정된다" 등과 같은 반응들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밀려왔습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로부터 이 책을 읽고 싶다고 하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식물과의 교류를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이번에 보급판으로 출판하는 것을 계기로,
내용도 일부 수정하여 "식물에는 마음이 있다"라는 제목으로 바꾸어서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기쁨, 질투, 놀람, 분노....
당신의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식물은 다채로운 감정과 불가사의한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처럼 섬세하고 천친난만한 어린아이와 같은 식물과 대화하기를 원한다면,
"먼저 당신의 마음을 열어주세요.
그렇게 하면 식물도 틀림없이 마음을 열어줄 것입니다.
당신도 식물과의 대화를 즐겨보지 않겠습니까?"
- 하시모토 켄(橋本 建)
역자 머리말
식물은 우리들에게 의식주의 소재를 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그 존재 자체로서도 왠지 안락함과 평온함을 느끼게 합니다.
자연과 접촉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고 하는 것은 예로부터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식물에도 과연 인간과 같은 마음이 있는 것일까 하고 상상해보면 실제로 놀랄만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출간되었던 ‘식물의 정신세계’라는 책에도 소개되었고, 본서에서도 일부 인용되고 있지만, 식물과 인간과의 교감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 여러 사례들에서 입증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이와 관련된 하시모토 켄 박사의 책을 읽고 인간의 의식이 식물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새삼 놀란적이 있습니다.
더욱이 하시모토 박사는 이를 입증하고 식물과의 대화를 시도하기 위한 노력에서 ‘4D미터(4차원 파동 수신기)’라는 기계를 직접 발명하여 현재도 다양한 실험을 수행 중에 있습니다.
식물의 다채로운 색상과 향기 그리고 여러 생리작용들을 관찰 및 탐색하고 어떻게 하면 인간들에게 유용한 방향으로 개량하고 이용할 것인가에 연구의 초점을 두고 있는 연구자의 입장에서 보면,
본서를 통해 식물의 정신세계를 더욱 절감하게 됨으로서 앞으로 연구를 위해 식물들에게 접근하기가 조금 두려워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떻게 보면 식물들을 괴롭히는 존재로서 인식되어서 혹시 가까이에 가면 식물들이 싫어하지는 않을까 하고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본서는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에는 저마다 형태가 다를 뿐 그 마음이 깃들어 있다는 식물에 대한 근원적인 이해에서 출발하였으며,
특히 이러한 인식을 서로 공유하고 있었던 저자들의 협력은 본서를 번역 출간하는데 커다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이 책을 통해 식물이나 자연이 우리들에게 가져다주는 커다란 치유력에 대한 이해와 함께 식물의 의식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아무런 사심없이 한국의 독자들에게 이 책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원저자이자 일본초과학회 회장이신 하시모토 켄 박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이 번역판의 출판을 흔쾌히 맡아주시고 많은 수고를 해주셨던 전남대학교 출판부 박방배 과장님을 비롯한 여러 관계자분들께 깊은 사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 역자 부희옥, 천상욱, 김훈식 일동 / 2003년 11월
안내
이 책은 식물의 정서적 부분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사례로 설명한 많지않은 책들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절판된지 오래이고, 시중에 남은 책도 몇권 없습니다.
읽고 싶어도 읽을 수 없는 상황이라, 앞으로 자연음악 편지를 통해서 매달 몇편씩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아랑
- illustration by vofan -
1. 우연히 발견된 식물의 신비한 힘
- 거짓말 탐지기의 바늘이 예상외의 반응을 나타냈다
뉴욕시 맨해튼에 있는 빌딩의 한 모퉁이에 조금 이상한 전문학교가 있었다.
그곳은 미국내 뿐만이 아니라 해외로부터 찾아오는 경찰관 등에게 거짓말탐지기 기술을 가르치는 학교였다. 즉, 거짓말탐지기 검사관 양성소인 것이다.
알고 있는 바와 같이, 폴리그래프라고 불리는 거짓말탐지기는 극히 약한 전류를 인체에 흘려보내 인간 감정의 아주 미세한 변화까지도 감지하여 그래프 종이에 기록하게 하는 장치이다.
인간은 뭔가 예측하지 못한 사태가 일어났을 때나 혹은 예기치 못한 질문을 받게 되었을 때 가슴이 두근두근거리게 되는데, 그때 아주 적은 양의 발한현상을 나타내게 된다.
땀을 흘리게 하면 그만큼 피부표면의 수분이 많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흐르는 전기의 양도 많아진다.
또한 거짓말을 하면 표면적으로는 아무리 냉정을 잃지 않으려고 해도 심리적 저항감으로 인해 몸의 세포내의 전류가 변화해 버리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게 되면 그래프는 위의 바늘이 크게 흔들리며 그래프 용지에 곡선이 그려지게 되는 구조이다.
실제로 이러한 거짓말탐지기는 그것을 사용하는 검사관의 기술에 따라서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지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질문에도 '아니오'라고 부정적인 대답을 하도록 하는 것이지만, 그 질문의 내용, 질문 구성법과 제시법, 순서, 질문의 타이밍 등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초보자가 간단히 피험자의 거짓말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전문학교도 필요한 것이다. 이 학교의 크라이브·벡스터 교장은 이 분야의 상당한 베테랑이었다.
어느 날, 벡스터는 별 생각 없이 방안에 놓여 있는 화분에 심겨져 있는 식물에게 눈길이 갔다.
살풍경한 사무실에서는 이러한 식물이 보여주는 푸르름에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그 화분은 드라세나라고 하는 백합과의 관엽식물로, 잎폭이 넓고 녹색이 풍부하게 느껴지는 식물이다.
이른바 흔히 "행운목"이라고 불리는 종은 이것의 근연종이다.
- 드리세나 (행운목) / Photo by ori2k -
'이제 물을 줄 때가 되었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문득 혹시 이 잎사귀에 거짓말탐지기의 전극을 갖다 대면 어떻게 될까하고 상상한 것이다.
이것은 물론 특별히 식물에 어떤 마음이 있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식물이라는 것은 어떻게 해서 뿌리로부터 물을 빨아 올려 잎까지 전달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것은 시간적으로 어느 정도의 속도일까 하는 말하자면 "식물학적 호기심"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이러한 순간적인 생각으로 시도한 일이 이후 벡스터 교장의 운명을 크게 바꾸어 놓으리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다.
화분에 충분히 물을 주구 잠시 상태를 살펴보니 폴리그래프의 바늘은 벡스터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처음에 물을 빨아들이고 있는 드라세나는 그만큼 전기가 잘 통할 것이고, 분명 바늘은 똑바로 위로 뻗어나가 일정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상상했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고 바늘은 상하로 촘촘하게 흔들렸으며, 그래프 위의 선은 수많은 톱니 이빨과 같은 형태를 그리고 있었다.
이것은 감정적으로 조금 흥분 상태에 있는 인간의 반응과 아주 유사한 것이었다.
평소 언제나 그가 하고 있는 일에서와 마찬가지로, 인간이 범죄에 관한 질문을 받고 대답할 때와 똑같은 반응이었다.
그는 깜짝 놀라서 갑자기 머리속이 혼란스러워졌다.
‘이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구나. 식물이 이런 반응을 나타내다니...’벡스터는 생각했다.
‘이 반응은 인간의 감정과 비슷하지만 만약 식물에게 감정이 있다면 인간과 똑같이 무엇엔가 놀랐을 때에 강한 반응을 나타낼 것이다.
그것을 실험해 보자. 그런데 어떻게 식물을 놀라게 만들지?’
잠시 생각한 끝에 그는, 뜨거운 커피가 들어 있는 컵에 드라세나 잎을 한 장 담가 보았다.
하지만 반응은 거의 없었다. 이 정도의 온도에서는 반응하지 않는 것일까.
마음속으로 '역시 지나친 생각이었을까' 하면서, 더욱 결정적으로 드라세나를 위협할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잎에 불을 붙여서 태워 버릴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바늘이 크게 흔들리는 반응이 일어난 것이다.
그야말로 극적이라고 말해도 좋을 만큼 놀라운 변화였다. 그 때 그는 아직 성냥을 가지러 가는 행동을 나타내기 바로 직전이었다.
즉, 걷는 행위에 의해서 일어나는 진동등의 물리적인 영향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대체, 어떻게 된일인가.
다른 방에서 성냥을 가져오자, 바늘은 다시 큰 곡선을 그렸다.
그리고 성냥에 불을 붙여 잎에 가까이 가져가자 또 다시 곡선을 그렸지만, 이때의 바늘의 피크는 처음에 보렸던 피크 만큼은 아니었다.
다음 날 아침, 벡스터가 이와 같은 사실에 대해 공동 연구자인 로버트 헨슨에게 이야기하자,
헨슨은 자기도 해보겠다고 하면서 잎을 태우려고 했다 그랬더니 어제와 똑같은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벡스터는 헨슨이 실제로 태우는 것을 그만두게 하고, 불은 붙이는 시늉을 해보았다.
그러자 반응이 전혀 없었다. 아무래도 드라세나는 인간이 진짜로 행위를 하는지 안하는지 분간하는 것 같았다.
이 이야기가 세상에 전해지자, 여기저기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미국 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추가시험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게 되었는데, 대개 비슷한 결과를 관찰할 수 있었다.
나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물론, 그 중에는 잘 되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잘 되지 않았던 사람들은 어디까지나 나의 추측이지만,
분명 머리 속에서 벡스터의 이야기를 믿고 있지 않았다든지 혹은 과학적인 의심을 버리지 못한 사람일 것이다.
나는 초능력이라는 단어를 간단하게 사용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러한 실험 보고를 접하게 되면 아무래도 식물이 지닌 불가사의한 힘, 즉 초능력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획기적인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약 37년 전인 1966년에 미국에서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은 그 뒤 P·톱킨스와 C·버드라는 두 사람에 의해서 그 경위가 상세하게 소개되었다.
(The Secret Life of Plants/식물의 신비생활)
2. 식물은 인간의 애정을 안다.
- 때어 낸 잎에 말을 걸자, 불가사의한 일이
벡스터씨에 의해 확인된 식물의 불가사의한 능력은 '백스터 효과'라는 것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따라서 여러 사람들이 자기 나름대로 추가실험을 실도햇는데,
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캘리포니아에서 IBM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마르셀 보겔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보겔은 자신이 강사로 일하고 있는 회사내 세미나의 수강생들에게 벡스터의 실험과 연구를 게재한 잡지를 읽어주었다.
그러자 그들은 "바보같다" 라는 반응과 "재미있다"라는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소란 속에 그러면 실제로 실험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수강생들의 실험은 잘 되지 않았다. 그런데 보겔 자신의 실험은 비교적 잘 되었다.
식물을 실제로 태우거나 잎을 비틀어 때어낼 때보다도 ‘태워야지’ 라든가 ‘뽑아내야지’라고 하는 위협에 더 강한 반응을 나타냈다.
이것은 벡스터의 실험결과와 일치했다.
왜 보겔의 실험만이 성공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래도 그것은 그 자신의 자질에 크게 관계있는 것 같다.
그는 소년시절, 물질적인 것보다도 뭔가 정신적인 분야에 더 많은 흥미를 느끼는 타입이었다고 한다.
마술이라든지 영혼, 또는 최면술 등의 책을 찾아 읽고, 때로는 소년 최면술사로서 무대에서 실연한 적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자질이 식물과 교신하는 능력으로 자연스럽게 개화한 것이 아닐까.
그는 또한 심리학자 칼 융에 의해서 널리 알려진 ‘심리에너지’라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것은 물리에너지와 구별되는 것이지만 만약 그러한 것이 정말로 존재한다면,
다른 에너지와 마찬가지로 어딘가에 축적되어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막상 그것을 찾는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워 영적인 능력이 있는 여자 친구에게 상담을 해보았다.
그녀라면 그것이 어떤 물질인가를 특수한 능력으로 발견해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다.
어떤 것이라도 상관없으니까 심리에너지를 축적해 두는 것을 이미지해 달라고 하자, 그녀는 자기 집 정원에서 범의귀 잎 두장을 따서 갖고 왔다.
- 범의 귀, 꽃-
- 범의 귀, 잎-
그리고 한 장을 자기 침대 옆 테이블에, 다른 한 장을 거실에 두고,
‘난 지금부터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침대 옆의 잎을 보면서 계속 살아 있어 주기를 기원할거야.
그리고 반대로 거실의 잎은 무관심한 상태로 내버려 두고,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살펴볼거야’ 라고 하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보겔은 그녀로부터 “카메라를 가지고 집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도착해보니 거실에 있던 잎은 갈색으로 변해 썩기 시작했지만,
침대 옆의 잎은 생생하게 녹색을 유지하고 있었다. 정원에서 막 따온 그대로의 느낌이었다.
그는 정말 믿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셔터를 눌렀다.
심리에너지가 실제로 잎에 작용하고 있는 것일까.
또는 잎 자체가 심리에너지를 저장하는 것일까.
이것이 그녀의 특수한 능력에 의한 것인지,
혹은 보통 사람들에게서도 똑같은 결과가 나타나는 것인지 시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당연했다.
그는 느릅나무로부터 세 장의 잎을 따서 침대 가까이에 나란히 놓았다.
- 느릅나무, 잎 / Photo by huck7 -
그리고는 스스로 매일 아침저녁으로 일분 정도 바깥쪽의 두 장의 잎에 대해서는 계속 살아있어 주기를 애정 어린 마음으로 기원했다.
이른바 텔레파시를 보내본 것이다. 그러나 한 가운데의 잎은 일부러 무시했다.
일주일이 지나자 한가운데의 잎은 갈색으로 변색되어 시들어 말라버렸다.
바깥쪽의 두 장의 잎은 아직 건강하게 녹색을 띄고 있었다.
즉, 그녀와 똑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과연 그가 ‘보통사람’인가 아닌가 하고 이런을 제기하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3. 식물에는 ‘마음’이 있다
- 일만 개의 토마토가 주인의 귀가를 기다리고 있다
거리를 어슬렁어슬렁 걷고 있노라면,
색색가지의 꽃과 식물들로 가게 안과 밖을 장식한 미용실이나 찻집, 레스토랑 등을 자주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가운데는 원예 전문점으로 착각할 정도로 많은 식물들로 장식된 가게도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은 가게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목적이겠지만, 그 이상으로 가게주인은 분명 꽃 등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일 것이다.
식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 취미를 실용적으로 살리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게의 화초들은 예외 없이 모두 생생한 잎이 무성하게 번식되어 있거나 꽃이 피어 있거나 한다.
당장 말라버릴 것 같거나 시들어버릴 것 같은 것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앞은 반들반들한 녹색으로 팽팽하고 싱그러워 보이며, 꽃도 색이 선명하고 향기를 품고 있어서 마치 인간을 향해 아름다운 미소를 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을 보고 있으면 애정을 가지고 키워주고 있는 인간에 대해서 마치 식물들 스스로 마음으로 응답해 주려고 원기왕성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된다.
‘어쩌면 식물에는 마음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실제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전 세계적으로 상당히 많다.
그들은 모두 예외 없이 식물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거나 식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다.
애정과 관심을 갖고 식물을 대하고 있으면 어느 순간 식물 쪽에서 뭔가 호소하는 것이 느껴진다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한다.
일본의 신(新)에너지 연구소에 근무하는 노자와 시게오(野澤重雄)라는 분이 있다.
과학 박람회에 전시하기 위하여 한 그루의 나무에 13,000개의 토마토를 키운 사실이 매스컴에 보도되어 화제가 되었다.
이후, 그 놀라온 토마토 나무를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기 위하여 성장의 전과정의 촬영을 진행하게 되었다.
그런데 가장 마지막 촬영 직전, 그에게 급한 용무가 생겨서 이탈리아에 가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되었는데 당시 노자와씨는,
“열흘 동안 출장을 갔다 올테니까 아무쪼록 떨어지지 말고 기다려 주세요. 부탁이에요”
라고 그 13,000여개의 토마토에게 이야기를 하고 출장을 갔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영화 스텝들도,
“토마토 여러분, 아무쪼록 선생님이 돌아올 때까지 떨어지지 말고 기다리세요” 하고, 매일같이 빌었다고 한다.
노자와씨가 불안한 마음으로 돌아와 보니, 어떻게 된 일인지 13,000여개의 토마토가 새빨갛게 익은채로 정말 하나도 떨어지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는 것이다.
스텝들도 모두 크게 기뻐하며 촬영을 끝마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날 밤, 촬영을 끝내는 연회를 마친 뒤 노자와씨로부터 스텝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지금 토마토가 갑자기 모두 한꺼번에 떨어지고 있어요. 줄줄이 차례로 떨어지고 있어요”
실로 불가사의한 이야기다.
정말로 노자와씨의 토마토에 대한 애정과 스텝들의 절실한 마음이 전달되어 토마토는 주인인 노자와씨의 귀가를 기다린 것이 아닐까.
- 이까지가 책의 내용, 아래는 위 토마토에 대해서 인터넷에서 찾은 자료를 원문흐름 그대로 이어서 덧붙입니다 -
- 책과 영화등에 소개된 실제 토마토 나무 / 노자와 시게오(野澤重雄) -
이 토마토가 자라는 과정을 촬영한 다큐멘터리 영화 ‘지구교향곡(地球交響曲), 1995년’ 의 타츠무라 진(龍村仁) 감독의 말이다.
영화 출연자 중 한명인 노자와씨는 단 한개의 평범한 토마토 씨앗에서 유전자 조작도 특수 비료도 전혀 사용하지 않고 13,000개의 열매가 열리는 토마토 거목을 키운 사람입니다.
저는 씨앗 심기부터 시작하여, 굵기 10㎝ 잎의 확산 직경 10m의 거목으로 성장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촬영했습니다.
촬영을 시작할 즈음, 노자와 씨에게 어떻게 이런 ‘기적’ 같은 일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묻자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기르고 있는 사람의 마음’ 이라며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아무런 비밀도 없고, 어려운 일도 없어요. 어떤 의미에서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기르고 있는 사람의 마음입니다.
성장의 초기 단계에서 토마토 에게 얼마든지 커도 좋다는 정보(충분한 물과 영양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도록)를 주기만 하면 나머지는 토마토가 알아서 스스로 판단합니다.”
“그리고 토마토도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토마토와 마음을 격려해주고자 했습니다. 그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는 ‘토마토도 마음을 가지고 있다’ 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토마토와 마음을 통하게 하라니,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은 것인지 까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토마토 씨, 안녕하세요, 건강하신가요. 오늘도 잘 부탁드립니다” 라고 이야기하면 되는 것일까요.
촬영 스태프들은 자신의 일에 일가견을 가지려다보니 마음이 뒤틀려버린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 그들 앞에서 제가 토마토에게 말을 하거나 심지어 그들에게 그런 일을 강제하거나 하면 “당장 그만 두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나와도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노자와씨와의 촬영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그 부분을 무시할 수는 없었습니다.
촬영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저는 항상 직원보다 한발 앞서 온실에 들어와서, 그들이 정신없이 촬영을 준비하는 동안 비밀리에 목소리를 내지 않고 토마토에게 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촬영이 진행되면서 촬영 스태프들 사이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오랜만에 토마토를 만나 보면 그 성장세에 무심코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도록 되어버린 것입니다.
“야, 너 아주 크게 자랐구나! 정말 대단하다” 라고 큰소리로 말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아주 냉소적인 사진사까지도
“미안, 오늘은 좀 빛을 비추겠지만 신경쓰지마"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토마토에게 말을 거는 것이 직원들 사이에서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고,
그것이 일상적인 일이 되어갈수록 토마토는 거목이 되었으며, 촬영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 출처 -
식물에는 마음이 있다(植物には心がある)
하시모토 켄(橋本 建) / 부희옥, 천상욱, 김훈식 번역
전남대학교출판부 / 2003.11.30
(하위 목록중 네이버 책 또는 네이버 쇼핑 부분에 있습니다)
노자와씨의 토마토 이야기 부분 뒷부분
https://www.gaiax.co.jp/blog/an-alternative-approach-to-education
(번역중 이해를 돕기위해 다소 의역을 했지만 원문의 뜻에 충실했습니다.)
- illustration by chuko -
모든 생명에 있어서
서로 함께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에요
To My Beloved One
(사랑하는 이에게)
(몇주 전에 보내드린 "Love 1 - I Love You" 곡과 마찬가지로
15년전 지인을 통해서 얻은 곡으로서,
희귀한 음반의 곡이라 음원 정보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놀랐어요 식물에도 마음이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