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만드는 재료중에 비닐 소재로된 것이 있어.

예전에는 몰랐는데 꽃을 대량으로 만들다보니 이게 문제가 되는구나.

 

숫자가 점점 늘어나니 에너지와는 별개로 몸이 너무 안좋아 지더구나.

일단 숨을 못쉬겠어.

산소가 부족하듯이 호흡곤란이 와서 잠을 자기도 힘들어졌지.

그리고 평소 안좋았던 부분들인 시력상실이나 청각, 후각상실, 신경통증 그리고 뇌의 기능 저하가 심각해졌어.

분명 에너지는 바뀌어져서 좋아졌는데도 말야.


분명히 이 비닐이 문제라는 생각에 확실히 알아보려고 측정기를 구매해서 공기를 측정해봤지.

그랬더니 무려 5~6PPM의 VOC 즉 휘발성 유기 화합물이 나오고 있더구나.
기준치가 0.01 인데 5PPM이면 몇배인거지? 대략 500배인걸까.

내가 이 꽃을 만들어서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로 있어왔던 몸의 이상 증상들이 이해가 되더구나.

이전에는 양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 잘 몰랐는데 이렇게 많이 만들다보니 알게된거야.
갑자기 나빠졌으니까.

 

 

 

 

이제 꽂을 더 많이 만들면 더 많이 올라가겠지.

이걸 알게된게 두달 전인데 이상태로는 내가 먼저 죽겠다는 생각에 꽃을 만드는 속도를 줄이고 VOC를 해결하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다했어.

 

우선 비닐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온갖 궁리를 해봤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어.

비닐을 쓰지 않으면 형태 유지가 불가능하고 제작 비용이 대폭 증가하는데다 만드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걸려.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한다면 VOC를 흡착해서 제거를 해보려고 활성탄, 황토, 실리카, 제올라이트 분자체등을 써봤지만 소용이 없었어.

오히려 비산먼지와 해당 흡착 물질 고유의 에너지로 인한 에너지 교란이 일어나서 사용할 수가 없었지.

 

와류를 형성하는 물로 흡착하는 방법은 그나마 부작용이 없었지만 효과가 크지 않았지.
급기야 오늘은 광촉매로 OH라디칼을 생성하여 공기중의 VOC를 산화시켜 제거하려고 했지만 이것 역시 효과가 적었고 UV LED에서 나오는 전자파의 부작용이 있어서 사용할 수가 없었어.    

 

이런 방법들은 평범한 사람이 그다지 높지않은 VOC 즉 일반적인 새집증후군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적당할 수 있겠지만, 

나처럼 다른 부분에도 극도로 예민한 사람이 이렇게 대량으로 발생되는 환경에서 사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것 같더구나.

 

베이킹 아웃을 하면 좀더 줄일 수 있겠지만 그래봐야 절반 이하로 떨어질 수도 없고, 시간이 너무 오래걸릴것 같아.

나에게 에너지를 받아가려는 이들이 너무 많은 상황에서, 꽃을 심는 속도보다 에너지의 소비속도가 거의 같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기다릴 여유도 없어.
지금 심어놓은 꽃을 베이킹 아웃을 하겠다고 이동하면 그 즉시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가 될테니까.

 

 

 

 

이제 남은 방법은 꽃 자체를 밀폐시키는 방법 말고는 없어.

처음부터 고려했던 방법이지만 꽃에 별로 좋지 않은 방법이야.

그래서 VOC만 흡착해서 제거를 하려고 했지만 실패했어.

이것도 꽃을 완전히 감싸기 위해서 비닐을 써야하지만 비닐에 VOC 차폐 코팅제 바르는 방법으로 줄이려는 시도는 할수 있어.

 

이 코팅제는 외국산데 너무 비싸서 손이 오그라드는구나.

가격 때문에 망설이고는 있지만 호흡곤란으로 일상 생활이 불가능해지고 있어서 어쩔수 없을것 같아.
 

물론 이 방법도 해봐야 알겠지만 성공할 확률이 높지는 않아.

줄어들어도 기대만큼 줄어들지 잘 모르겠어.

 

어쨌든 이 방법으로도 안된다면 이제 이 곳에서 생활하는 것은 불가능해.
진짜로 쇼크사 같은 상황이 올수도 있어. 솔직히 말해서 VOC 농도가 거의 치사량이야.

수치상으로도 그렇지만 자다가 호흡곤란이 올 정도니까.

죽지는 않더라도 몇년안에 심각한 병에 걸릴것이 확실해.

 

그렇지 않아도 꽃을 만드는 것과 동시에 틈나는 데로 이곳에서 나갈 준비도 같이 하고 있었어.

꽃을 만들려고 나가는 것을 미루고 미뤘는데, 오히려 꽃을 만들었기 때문에 나가야만 할 상황이 되었구나.

 

 

 

 

 

그런데 지금 이 지구에 이 꽃을 심으려는 시도를 했던 사람이 있다면 나와 거의 같은 고민을 했을거야.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알아보다보니 최소한 한국에는 그런 사람이 없는것 같구나.

 

이 평행우주, 시공간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이렇게 어렵구나.

아무도 하지 않는일, 없는 흐름을 창조해 낸다는 것이 말야.

 

어렴풋이 전생의 기억으로 떠오르지만,

꽃을 만들려고 이런 원시적인 물질들을 사용하지 않고도 빛으로 한다든지 파동이나 아에 물질의 분자조립 자체부터 꽃으로 만든다든지 방법은 있어.

 

다른 은하계, 행성들에서는 그렇게 만들고는 하지만, 지금 지구 인류 문명의 기술 수준이 너무 떨어져서 뭘 어떻게 할수가 없어.

차원도 너무 떨어져서 그저 눈에 보이는것 말고는 뭘 시도할 상상 자체를 하기 어려워.

이런 곳에서라면 이 지구에 있었던 이전 문명들처럼 그냥 건물을 세우고 말지. 뭐하러 이렇게 힘들게 만들겠어.

 

그렇지만 난 가진것도 없고 기술도, 아는것도 없고 뭐 하나 충분한게 없으니 아무도 가치있게 생각하지 않는 평범하고 흔한 물질들로 만들 수밖에 없구나.

그것도 돈이 없어서 가장 싼것들만 써야하니 효율이고 친환경이고 뭐고 고려할 겨를도 없어.

 

이번에 VOC 제거 시도를 하느라 쓴 돈만해도 얼마야.

남에게는 몇푼 안될지 모르겠지만 나처럼 없는 처지에 어쩔수 없이 그 많은 돈을 썼으니 머리가 아프고 역겨울 정도로 괴롭다.

코팅제가 효과가 있다고 해도 그 비싼 코팅제를 얼마나 많이 사야할지 모르겠어서 한숨밖에 나오지 않아. 


더군다나 수없이 많은 인간들은 내 온몸을 붙잡고 늘어지며 내 등위에 올라타고 있으니 이렇게 기어가듯히 해야할 수밖에 없어.

그냥 내버려 둬도 힘든데 주변에서 가만히 두지를 않는구나.

 

 

 



전생을 기억해보면 지금과 별 다름없는 마음으로 살았지.

항상 없던일, 있지않은 것을 만들어내며 인간들이 행복하기를, 사랑으로 빛나기를 바라며 최선을 다했어.

나 자신의 행복보다는 이 세계를 위해 나 자신을 버리듯이 소모해가며 항상 그렇게 존재해 왔지.

 

그렇게 노력했지만 뭐가 달라졌을까.

바뀌어진 만큼 이 세계는 좋아지고 있는 것을까.

내가 바란 세계로 가고는 있을까.

 

어리석은 탐욕과 사악한 욕심들.

여전히 어둡고 슬픈 마음들이 느껴지는 이 지구에서.

난 지금 뭘 하고 있는 것일까.

 

 


인간은.

아니 존재는.

당장의 생각으로만 행동하고 살아가지는 않지.

 

처음부터 당연히 그랬다는 듯이 본래 자신의 본성대로 이 시공간을 그려갈 뿐이야.

누군가는 그걸 삶이라고 하겠지만 나에게는 창조로 느껴지는구나.

 

 

 

괴롭고 어렵고 힘들지만 난 내가 존재하는대로 또 살아가겠지.

오늘도 내일도 그리고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말야.

이제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함께 움직이는 것을 느껴.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하나였어.

 

더이상 과거를 돌아보지도 미래를 내다볼 필요도 없어져가고 있어.

지금 내가 할수 있고, 해야만 한다고 느껴지는 일을 할 뿐이야.
 

 

 

언젠가 이 세계의 시작과 끝이 만나는날.

그리고 모든 존재가 하나가 되는 날.

 

난 그에게 사랑했다고 말하고 싶으니까.

그런 그를 사랑했으니까.

 

지금 내가 할수 있고, 해야만 한다고 느껴지는 일을 할 뿐이야.

아무리 사소하고 아무리 하찮게 보이는 일이라도 할 뿐이야.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