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워지니 방안의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농도가 정말로 치사량이 되어버렸어.
9.999ppm.. 측정기의 측정 한계를 넘어서 이제는 얼마나 높은지도 알수가 없구나.
VOC 방출은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그나마 에어컨을 틀면 훨씬 덜 방출되지.
그래서 할 수 없이 하루종일 에어컨을 틀고는 있지만.. 또 환기를 안하면 안되기 때문에 방문을 열어둬야해서 참 힘들구나.
말 그대로 개문냉방을 하고있는데, 전기세 생각을 하니 가슴이 답답하구나.
이렇게라도 안하면 몸이 견딜 수 없고, 숨조차 쉬기 힘드니 어쩔수가 없어.
어쨌든 이런 상황이라서 어쩔 수 없이 아에 비닐로 꽃을 감싸버리려고 준비하고 있어.
하지만 이 비닐도 VOC가 나오기 때문에, VOC를 차단하는 코팅제를 구매해서 비닐에 발라야만해.
그런데 이 코팅제 가격이 정말 너무 비싸다.
돈을 아끼려고 갖은 궁리를 했지만 정말 방법이 없구나.
꽃을 심을 공간이 따로 있었다면 이런 걱정할 필요가 없었겠지.
하지만 궁핍하고 있을 곳이 없는 나로서는 내가 생활하는 공간 밖에는 없어서 이렇게라도 해야만 하는구나.
붓질 몇번에 몇천원이 날아가는걸 보니 눈물이 날것 같아.
돈이 없어서 과일하나 마음데로 사먹지 못할 정도인데.. 여기에 이렇게 써야만 하니까.
꽃 하나가 이 세상에 천배 만배의 신성한 향기를 만들어 전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물질이 매개체면 아무리 아껴도 돈이 들 수 밖에 없지.
그런데 나는 돈이 없으니 만드는게 이렇게 힘이 들게 되는구나.
그렇다고 꽃을 만들지 않을 수도 없어.
이런 처지에서 이렇게까지 해야할 정도로 지금 세상은 벼랑 끝에 몰려 있으니까.
그런데 바르다보니 그런 생각이 드는구나.
이 지구에서 평범한 인간으로서 평범한 재료들로 이 꽃을 만들어서 심으려면 이런 방법 말고는 정말 별다른 방법이 없는데,
누군가 있다면, 나와 거의 같은 방법으로 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이 VOC 때문에 고민을 했을텐데 그런 흔적이 없는것 같았어.
왜일까.
나보다는 돈이 있어서 꽃을 심을 공간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이런 걱정할 필요도 없었겠지.
아니면 이보다 더 효율적인 다른 방법이 있었기 때문인 걸까.
아니면 아무도 이렇게 꽃을 만들 생각을 하지 않았던 걸까.
그런데 다른건 나 혼자 고생하면 그만이지만 아무도 이런 꽃이라도 만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정말 심각하다.
시시각각 시공의 흐름이 변화하는 것을 느껴보면 정말 불안해.
다른 평행우주의 지구에서 울려오는 절망과 어두움을 느끼면 가슴이 서늘해.
지금의 인류는 정말 살얼음 위를 걷듯이, 눈에도 보이지 않을만큼 가늘고 약한 실을 타는듯이 겨우겨우 버텨가고 있어.
정말 겨우겨우 단 0.0000001 미리도 안되는 간격으로 인류가 절멸되고 파괴된 지구들이 있는 우주들 사이를 비켜가며 공존하고 있어.
조금이라도 엇나가면, 이 얇고 얇은 비누방울이 터지면, 이 우주의 지구 역시 파멸이 시작될 것 같이 위태로워.
지난 연말의 핵전쟁의 흐름은 정말로 재앙적이였고 어떻게 할 수 없을 만큼 위태로웠어.
좀 나아졌지만 내일이라도 당장 다시 그런 흐름에 빠져들 수 있어.
이걸 느끼는 것이 나만이 아닐텐데 다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왜 다들 가만히 있는 거지?
정말 이걸 느낄 수 있는 인간이 거의 없는 것일까?
그 조바심에 이를 악물고 꽃이라도 만들고 있는데,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늘어나는 속도가 너무 느려.
지금 심어둔 양도 많다면 많지만, 계획한 양의 100분의 1밖에 안되니까.
지금 지구에는 다른 별에서 온 인간들도 많은데, 뭘 하고 있는 것일까.
지구의 인간들의 진화에 개입하면 안된다는 것은 알지만 그들의 기준이 어느 정도일지 모르겠어.
천신들도 인간을 돕는 방법이라고는 봄 바람이 등을 스치는 정도 뿐이지.
위계가 높을 수록 아무것도 안하는 듯한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으니까 그들 역시 이해는 되지만...
막상 만들어야 하는 내 입장에서는 아쉽기만 하구나.
어쨌든 지금 지상에는 꽃의 향기가 너무 적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거야.
그리고 사악한 인간들이 너무 많아서 있어도 느끼지도 못하겠지.
그렇다고 이렇게 지구 속의 꽃에만 의존하고 있으니,
그 꽃이 아무리 커도 지금 지구에 개입하는 사악한 존재들과 인간들을 정화하기에는 역부족이구나.
그럴수록 지상에 많은 꽃을 심어야 할텐데 아무도 그렇게 하려고 하지 않는구나.
내가 힘이있고 돈이라도 많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지금 이 인간의 몸의 업이 그렇지 못해서 안타깝구나.
이 몸을 통해서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이 최선이였겠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이 드는건 어쩔수 없구나.
그렇다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기에도 힘들어.
만약 도와주려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나와 영격이 같거나 높아야만 내가 뜻하는 데로 꽃을 만들어낼 수 있는데 이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지금 현생의 마음이 아니라 전생을 이어온 영혼의 본성, 그 자체의 신성성이 없으면 만들어도 그 향기가 안나거나 왜곡되어 버리니까.
내가 영격이 높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지만, 지금 세상의 거의 모든 인간들의 영격은 비참할 정도로 낮다는 것은 사실이니까.
결국 돈이 있건없건 이 꽃은 올바로 만들기가 대단히 어려워.
만드는 방법이 아니라 결정적으로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서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향기의 질이 차이가 나게 되니까.
또한 이 꽃을 접하는 인간 역시 영격이 낮다면 오히려 그 인간 자신에게 독이 되어버리고 말아.
독사에게 물을 주면 독물이 되듯이 사악하거나 탐욕과 사악함이 많을 수록 결국 그 자기자신을 파멸로 이끌게 되어버리지.
반대로 들판의 꽃과 벌에게 물을 주면 꿀이 되어버리듯이 순수함과 선량함이 많을 수록 행복과 깨달음으로 이끌게 되어버리지.
게다가 이 꽃과 가까우면 가까울 수록 더욱 그렇게 되어버려.
그런것은 지금까지 내가 만든 꽃을 접하는 인간들이 어떻게 변하고 어떻게 되어버리는지 수도 없이 많이 확인했어.
그래서 아무에게나 줄수도 없고, 가까이 하게 할 수도 없어.
물론 내가 만드는 꽃은 선량함과 빛의 방향성을 가지기 때문에 결국에는 그 향기를 접하는 인간들을 선량하게 변화시켜 주기는 하지만,
무엇 때문에 좋아지는지 그 이유와 책임을 깨닫지 못한다면, 그 행복으로 인해서 자신의 악행의 인과를 잊고서 더 많은 악행을 저질러서 업의 고통이 늘어날 수도 있어.
자격이 되지 않는 인간에게 주어져서 그가 깨닫는데 불필요한 고통과 과정을 늘려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쓰고보니 이러니까 만들려는 사람이 없거나 극히 적을 수밖에 없었겠구나 싶구나.
지금은 나도 인간이니까 완전히 순수하다고 할수는 없는데..
지금 의식 수준의 인간들 사이에서 인간으로서 일단 살아 남으려면 예전처럼 영성 유지할 수는 없으니까.
지금의 이런 나라도 만들어 심어야 한다면 이정도 상태로라도 어쩔수 없이 해야만 하겠지.
그런데 너무 많이 만들어야만 할것 같아서 막막해.
그리고 너무 힘들고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아서 울것 같이 서럽다.
그래도 해야지.
아마도 누군지는 모르지만, 나처럼 각오하는 누군가에 의해서 지난 연말의 멸망의 흐름도 넘어간 거겠지.
분명히 누군가가 바꾸지 않았다면 지난 연말에 인류는 멸망이 시작 되었을거야.
하지만 일단은 지연되었어.
수도없이 변화하는 시공의 흐름을 보면 분명히 그랬을 거라고 생각해.
그래서.
어딘가에 있을 지도 모를.
누구인지도 무엇인지도 모르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서 이 세계를 구하려는 누군가가 있다면 이 마음을 전하고 싶어.
"나도 힘을 낼테니까"
"우리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
"그리고 선량한 인간들을 가능한 많이 살려서 다음 세계로 이끌어 주자"
그렇게 이름모를 누군가에게 이 마음을 전하며, 응원하고 다짐해.
사랑과 응원을 담아서.
나역시 함께하고 있다고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