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고전 문헌을 통해서만 알려졌던 고대 도시 메노우티프와 헤라클레이온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시(시)에서 약 6㎞ 떨어진 해저에서 발견했다고 프랑스·이집트 합동 발굴단이 3일 발표했다.
이번 발견은 역사적 가치와 보전 상태 등에서 이집트 투탄카멘 왕릉에 비견되는 고고학적 대발견으로 평가받고 있다.
발굴 책임자 프랑크 고디오는 3일 검은 화강암으로 된, 높이 15 의 아이리스 여신상(상)을 공개했다. 그는 2년에 걸친 탐사 끝에 아부퀴르만(만) 해저에서 1500여년 전 발생한 지진 또는 홍수로 수몰된 고대 도시 유적을 발견했으며, 당시의 화려한 생활상을 보여주는 저택, 사원, 항만, 조각상 등이 거의 원형대로 보존돼 있다고 밝혔다.
기원전 7세기에서 6세기 사이인 파라오 시대 말기에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고대 도시는 알렉산드리아가 건설되기 전까지, 고대 그리스와 지중해 여러 도시와의 무역을 통한 번영과 이시스 여신·헤라클레스 등을 모신 화려한 사원으로 유명했던 곳이었다.
기원전 450년 이집트를 방문했던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당시 화려했던 헤라클레이온의 생활상과 헤라클레스에게 봉헌된 사원 등에 대해 기술했으며, 그리스 비극과 각종 여행담에도 이들 도시의 이름이 나오고 있지만 약 1500년 간 그 실체가 확인되지 않았었다.
유물 중에는 기원전 7세기 인 제26대 파라오 시대의 스핑크스 상, 이집트·그리스 시대 조각의 머리 부분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잔틴·이슬람 시대의 동전, 석관 등도 함께 발견돼 8세기까지는 도시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발굴단은 헤라클레이온 유적에서 발견된 성벽과 기둥 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쓰러져 있는 것으로 볼 때 이 도시가 지진 또는 홍수로 파괴된 후 수몰됐다는 주장이 사실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발굴단은 해저 유적의 완전 발굴은 5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며, 일부 유적만 박물관으로 옮기고 대부분의 유적은 해저에 그대로 보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카누푸스와 토니스로 추정되는 두 개의 고대 도시를 추가 확인했으나, 유물은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 200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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