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에 기록된 노아의 홍수와 유사한 대홍수를 인류가 겪었음을 알려주는 7500여년전의 오래된 가옥이 흑해의 바닥에서 발견됐다고 13일 LA타임스가 전했다.

이 신문은 침몰된 타이타닉호를 발견했던 해저탐험가 로버트 밸러드의 탐사팀이 터키 연안에서 19㎞ 떨어진 수심 900m의 바닷속에서 인류가 거주한 흔적을 찾아냈다고 전했다. 밸러드는 “이번 발견은 유럽 고대문명사를 다시 쓰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탐사팀의 일원인 고고학자 프레드릭 히버트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이번 탐사를 ‘흑해 프로젝트’라고 소개하며 “이번 발견은 대홍수 이전 흑해 연안에 사람들이 거주했다는 최초의 구체적 증거”라고 말했다.

탐사팀은 음파탐지기가 탑재된 원격조종 잠수정을 이용했으며 수심 약 900m 지점에서 세로 11.7m, 가로 3.9m의 직육각형 형태로 잘 다듬어진 모양의 헛간을 발견했다. 또한 통나무 조각, 잘 닦인 돌 뭉치와 잡동사니 무더기 등 사람이 거주한 흔적을 보여주는 다른 도구들도 발견했다.

흑해에 대한 관심은 컬럼비아대의 고고학자인 윌리엄 라이언 등이 1997년 공동으로 펴낸 책 ‘노아의 홍수’에서 7000여년 전 유럽의 빙하가 녹으면서 조그마한 호수로 흘러들어 흑해를 만들었다고 주장한 뒤 본격적으로 높아졌다.

밸러드는 “지난해에는 흑해 바닷속의 고대 해안선에서 7000여년 된 민물조개와 바다조개 껍데기를 동시에 발견했다”며 “이는 7000여년 전 흑해가 민물에서 바닷물로 바뀐 갑작스럽고 거대한 사건이 있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아일보 200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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